30대 남성이 교통사고로 숨진 데 이어, 아내와 두 자녀도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1일 밤 8시15분께 충남 금산군 제원면 제원대교 인근에서 이아무개(33)씨가 몰던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신호대기중이던 승합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이씨가 숨지고 승합차 운전자 박아무개(38)씨 등 4명이 다쳤다. 이어 이날 밤 8시40분께는 사고 현장에서 5~6㎞ 떨어진 펜션에서 이씨의 부인(31)과 딸(9), 아들(6)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펜션에서는 ‘1억5000만원의 빚을 감당하기 어렵다. 혼자 가면 가족들이 어려울 것 같다’는 내용의, 이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도 발견됐다.
앞서 충북소방본부는 이날 오후 6시20분께 이씨의 처남한테서 자살신고자 위치 추적 신고를 받고 소재 파악에 나서 이들이 금산군 제원면에 있다는 사실을 충남 금산경찰서에 통보했다. 이씨의 처남은 이씨가 오후 6시15분께 전화를 걸어와 “형님 죄송합니다”라며 울먹이자 이를 이상하게 여겨 119에 위치 추적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후 8시께 제원면의 마트 앞에서 이씨를 발견해 지구대로 데려갔으며, 이씨는 처남과 통화하고 가족이 인근의 한 펜션에 있다고 말한 뒤 경찰이 ‘손에서 피가 나니 치료하러 가자’고 하자 주차하고 오겠다며 지구대를 나가 달아났다. 이씨는 마트에서 번개탄을 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씨가 가족이 있다고 밝힌 펜션을 확인해 주검을 발견했다.
경찰은 빚 문제를 고민하던 이씨가 가족을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교통사고로 숨진 것으로 보고 이들의 정확한 사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금산/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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