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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10원짜리 화투 던지고 그림 그리러 갔당게”

등록 2013-12-04 21:01수정 2013-12-04 23:13

담양 대담미술관 ‘타일문패전’
할머니들 본인 얼굴 그려 전시
“부끄럽습니다. 할 줄 몰라요.”

전남 담양의 대담미술관에 자신의 캐리커처를 전시중인 황선봉(70·왼쪽 그림) 할머니의 소감이다. 황 할머니는 “기분 좋으라고 하는 말인지 주변에서 좋다고들 한다. 6살 먹은 손자가 ‘할머니 최고’라고 치켜세우니까 흐뭇했다”고 말했다. 충남 당진에서 시집온 황 할머니는 “마을에 미술관이 생긴 것은 큰 복”이라며 “재미가 있으니까 미술관에서 오라면 열 일을 제치고 간다. 미술관이 없었다면 마을회관에서 10원짜리 화투나 치면서 보냈을 것”이라고 웃었다.

대담미술관은 26일까지 ‘향교리 캐리커처 타일문패’전을 연다. 3년 전 향교리에 둥지를 튼 미술관이 마을 주민들한테 그림 그리는 기회를 주고, 이들의 작품으로 마을 골목길을 꾸미기 위해 마련한 지역 문화나눔 사업이다. 이 사업에는 황선봉·김금복(오른쪽)·신명순·정정순·이순덕·신이순·박정순씨 등 60~70대 할머니들이 ‘화가’로 변신해 참여했다. 전시는 이들이 가로 20㎝, 세로 20㎝의 타일에 자신의 얼굴을 그리면 미술관 쪽에서 이 타일작품을 구워 대문이나 담장, 골목길에 붙이는 방식으로 준비됐다.

이 작품들은 순수하고 재미있는 주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소재와 기법도 정형화된 틀이 없이 자유로워 관람객들한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술관은 이들의 작품을 광주비엔날레 등 공인받는 전시회에 출품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미술관 김정훈씨는 “주민들과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2년이 걸렸다. 생소해하던 주민들이 이제 서툴러도 자신의 분위기와 동네의 이야기를 주저없이 표현하고 있다. 닮았다느니 다르다느니, 붙일 만하다느니 안 붙여야 한다느니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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