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집 ‘생오지…’ 낸 소설가 문순태
“고향에 돌아오니 새 감흥 일어
시 200여편 중 80편 골라 펴내
어머니는 내 문학과 삶의 뿌리”
“고향에 돌아오니 새 감흥 일어
시 200여편 중 80편 골라 펴내
어머니는 내 문학과 삶의 뿌리”
“소설을 써 직설로 세상을 비판하고 싶었다. 시로 세상을 향해 소리 지르려면 너무 약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향에 돌아오니 새로운 감흥이 일어났다. 갑자기 시가 써지더라. 어머니 돌아가신 뒤부터 시를 많이 썼다.”
최근 시집 <생오지에 누워>(책 만드는 집)를 펴낸 소설가 문순태(74·사진)씨는 5일 뒤늦게 다시 시로 돌아온 연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생오지는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을 정도로 진짜 외딴 두메인 전남 담양군 고향 마을을 가리킨다. 광주대 문예창작과에서 정년퇴임한 뒤 2007년 귀향한 그는 생오지 문예창작촌을 설립해 후학들을 양성해왔다.
“시인이 되려고 시작(詩作) 공부를 착실히 했던” 그는 1966년 신문기자가 되면서 소설로 방향을 바꿨다. 하지만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하나둘씩 시를 컴퓨터에 넣어놓았다”고 한다. 그렇게 쌓인 200여편 가운데 80편을 골라 이번에 처음 공개한 것이다. “마지막에 시집을 남기고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를 묶었습니다.”
74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소설 <백제의 미소>로 등단한 이래 왕성한 집필활동을 해온 그의 문학의 출발은 시였다. 광주고 3학년 문학반 때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가명으로 낸 시가 당선된 데 이어 65년 스승 김현승(1975년 작고) 선생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천재들’이 실려 시로 먼저 등단했다. 이성부(2012년 작고) 시인이 생전에 우연히 그의 시를 보고 “시집을 내자”고 권유하기도 했다.
“소설은 노동인데, 시는 짧은 순간에도 쓸 수 있어요. 문학의 본질은 시라는 생각에, 시인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어요. 소설가 김동인 선생도 칠순 때 첫 시집을 냈지요.”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뜨자 홀로 도붓장사(행상)로 그를 대학까지 가르친 어머니는 2년 전 ‘귀천’했다. 노모는 돌아가시기 직전 아들에게 400만원이 든 통장 하나를 쥐여줬다. 가슴이 아렸다. “흔한 이야기지만 어머니는 문학의 뿌리고 내 삶의 뿌리입니다.” 그는 <어머니의 향기>라는 단편소설을 시로 풀어 쓴 뒤, 어머니가 건네준 돈으로 그 시를 새긴 시비를 생오지에 세워 날마다 바라보며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
그는 시집의 서문에 이렇게 적었다 “김현승 선생에게 소설을 쓰겠다고 했더니 ‘시처럼 소설을 쓰게’라고 했다. 그 말씀의 뜻을 깨달은 것도 한참 뒤다. 지금 선생님이 살아 계신다면 퉁맞을 각오로 ‘시를 소설처럼 쓰고 싶어요’라고 하고 싶다.”
7일 오후 2시 광주시립민속박물관 시청각실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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