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동차연맹, 한국 제외 결정
개최권료 인하 요구 때문인 듯
적자 4년간 1910억으로 큰 논란
전남도 “1년 쉬고 2015년엔 열것”
재협상등 쉽잖아 재개 장담못해
개최권료 인하 요구 때문인 듯
적자 4년간 1910억으로 큰 논란
전남도 “1년 쉬고 2015년엔 열것”
재협상등 쉽잖아 재개 장담못해
4년 동안 적자만 1910억원이 쌓여 ‘세금 먹는 하마’로 질타받았던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가 내년엔 열리지 않게 됐다. 애초 7번 대회를 유치했으나 중도에 시동이 꺼지게 됐다. 전남도는 2015년 개최를 추진하겠다지만, 현재로선 불확실하다.
국제자동차연맹(FIA) 산하 세계모터스포츠평의회(WMSC)는 지난 4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회의를 열어 내년 에프원 일정에서 한국을 빼기로 결정했다. 내년 에프원은 3월16일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에서 시작해 11월23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끝날 때까지 19개 대회로 치러진다. 초안에 포함됐던 22개국 가운데 한국·미국·멕시코 3개국은 빼고, 대신 러시아 소치를 포함했다.
한국이 제외된 이유는, 전남도가 만성 적자와 고비용 구조 등 재정난을 이유로 에프원 운용사인 포뮬러원매니지먼트(FOM) 쪽에 개최권료 인하를 요구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는 한해 개최권료를 애초 협약한 4370만달러(463억원)에서 2000만달러(212억원)로 인하하지 않으면 대회를 치르기 어렵다는 태도를 전했다.
이로써 전남 영암군 삼호면 신설 경기장에서 네 차례 열렸던 에프원 코리아는 존폐의 기로에 내몰리게 됐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남지사 후보군, 국회, 전남도의회, 농민·시민단체 사이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당장 재정이 부족한 지방정부에 막대한 재정부담을 지운 박준영 전남지사 등 대회 추진 인사들의 책임론이 불거지는 등 후유증이 클 것으로 보인다. 박 지사는 이날 “재정부담이 애초 예상보다 늘어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에프원 지속 여부를 두고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고려할 때 한해 쉬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국회의 전남도 국정감사에서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에프원 사업비 1조229억원 중 9.7%인 1001억원을 국비로 지원받고도 지방채 2975억원을 발행했고, 4년 적자가 1910억원이나 쌓였다”고 비판하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에프원의 운영 적자는 2010년 725억원, 2011년 610억원, 2012년 386억원, 올해 189억원 등 모두 1910억원에 이른다.
전남도는 2015년 에프원에 복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백지 상태에서 재협상을 해야 하고 다른 나라와의 형평성 문제도 걸려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또 차기 전남지사가 정치적 부담 등을 감수하며 재협상에 나설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남은 대회를 포기하면 국제소송에 직면할 수 있고, 경주장 사후 활용과 모터산업단지 조성 등도 난제다. 미상환 지방채 1357억원과 향후 발생할 이자 455억원의 상환 부담, 에프원 조직위원회 인력 40명의 재배치도 풀어야 할 숙제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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