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한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9명의 사진전이 10일 세계인권선언 65돌을 맞아 광주시청 시민홀에서 열린다. 1980년 5월27일 새벽 계엄군에 붙잡혔던 황의수(61)씨는 당시 상처를 거미줄에 걸린 거미에 빗댄 작품을 전시한다. 광주트라우마센터 제공
10일부터 10일간 광주시청서 사진전
사진 치유프로그램 참여 유공자 9명
직접 찍어 전시…“상처 직면 힘 생겨”
사진 치유프로그램 참여 유공자 9명
직접 찍어 전시…“상처 직면 힘 생겨”
“거미줄에 걸려 빠져나오지 못하는 작은 벌레처럼 나는 자유를 잃었다. 빠져나오고 싶었다. 이 자리에서….”
그에게 광주시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 계단은 아직도 두려운 곳이다. 포승줄에 두 손을 묶인 채 구타당했던 곳…. 1980년 5월27일 새벽 시민군으로 마지막까지 옛 전남도청을 지키다가 계엄군에게 붙잡혀 고초를 겪었던 황의수(61)씨는 고향 전남 보성으로 가 농민운동을 해왔다. 지금도 고문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그는 올해 처음으로 카메라를 들고 오월의 흔적을 담기 시작했다. 황씨 등 5·18 유공자 9명은 지난 5월2일부터 12월4일까지 일주일에 한차례씩 광주트라우마센터에서 진행된 사진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광주트라우마센터(센터장 강용주)는 10~20일 광주시청 1층 시민홀에서 사진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한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9명의 사진전을 연다. ‘오월 광주, 빛을 들이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엔 9명의 5·18 유공자들이 찍은 작품 100여점이 선보인다. 황씨는 “사진을 통해 내면의 상처와 직면하고자 하는 마음의 힘이 생겼고, 삶과 내 주변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작품은 ‘5·18의 기억’과 ‘자기치유’라는 두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전시된다. 80년 5월18일 공수부대원에게 붙잡혀 구타를 당하고 상무대 영창으로 끌려갔던 조양배(56)씨는 옛 상무대 영창 터를 찾아 고문과 폭행의 현장을 재현한 밀랍인형들의 표정에 앵글을 맞췄다. 80년 5월 시위에 참여했다가 계엄군 진압 전날인 26일 밤 옛 전남도청을 빠져나온 뒤 죄책감에 시달려온 최용식(58)씨는 망월동 5·18 구 묘역의 슬픔을 찍었다. “구 묘역, 생각하고 싶지 않다. 거기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저들을 두고 나는 도청을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저 죽어 있는 자들에게 나는 할 말이 없다.”
이번 사진치유 프로그램 때 처음으로 작품 사진에 도전했던 김중현(78)씨는 33년 만에 처음으로 학생들의 주검을 보았던 금남로 인근 장소를 찾아가 사진을 찍은 뒤 술을 따르고 제를 올렸다. “이 자리여! 여그랑께. 여그서 그 핏덩이같이 어린 아그덜이 쓰러져 있었당께. 그 불쌍한 걸 보고 참말로 참을 수가 없더라고….” 80년 5월 시민군 버스를 운전했던 김씨는 지금도 당시 죽어간 주검들이 눈에 아른거리고 악몽 때문에 힘들다고 한다.
사진치유 프로그램 진행자이자 이번 사진전 기획자인 임종진(45) 전 <한겨레> 기자는 “이들이 가슴 안 응어리를 직접 대면해 사진을 찍으면서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과정이었다. 어둡고 무거운 부분을 내려놓고 자유로운 심정으로 나무와 숲과 새 등 풍경을 찍은 사진도 함께 전시한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조양배(56)씨도 상무대 영창 터 밀랍인형의 표정을 통해 당시 고문과 폭행의 상처를 카메라 앵글로 대면했다. 광주트라우마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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