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권 감염우려목 작년보다 5배↑
여름 이상고온·가뭄이 번식 도와
도, 항공예찰·방제인력 늘려
여름 이상고온·가뭄이 번식 도와
도, 항공예찰·방제인력 늘려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 재선충병이 전남 동부권에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
전남도는 26일 소나무 재선충병 감염 우려목이 여수·순천·광양 등지를 중심으로 올해 1만214그루가 발견돼 지난해보다 5배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감염 우려목은 2010년 1만3429그루를 기록했다가 2011년 3456그루와 지난해 2053그루로 줄었다가 다시 늘어났다. 감염 우려목 수는 소나무 재선충병, 솔껍질깍지벌레, 태풍 피해 따위의 원인으로 말라죽은 나무를 헤아린 것이다. 이 가운데 재선충병으로 확정된 감염목은 2010년 66그루, 2011년 233그루, 2012년 91그루, 올해 122그루 등이었다.
감염 우려목은 지역별로 여수가 5509그루로 가장 많았고, 순천이 2642그루, 광양이 2063그루로 뒤를 이었다.
도는 2001~2004년 바닷가인 서부권의 목포·영암·신안에서 재선충병이 발생했지만 방제작업 끝에 2008~2011년 청정지역 판정을 받은 뒤 이런 사태가 터져 긴장하고 있다.
도는 동부권 산림 3만1550㏊를 소나무 반출 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이동단속 초소 4곳을 설치했다. 또 항공예찰을 한해 두차례에서 열차례로, 방제인력을 18명에서 179명으로 늘렸다.
도는 지난여름 이상 고온과 가뭄 탓에 재선충이 활발하게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을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소나무 재선충은 크기 0.6~1㎜로 스스로 이동할 수 없어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에 기생하면서 반경 3㎞까지 퍼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병은 서울·인천을 뺀 전국으로 퍼져 감염 우려목이 경남에 71만그루, 경북에 25만그루, 제주에 18만그루가 발생한 상황이다.
도 산림자원과 김세근씨는 “피해 지역이 깊은 산속이어서 5명이 하루에 겨우 감염 우려목 4그루 정도를 훈증처리할 수 있다. 확산을 막으려면 훈증 뒤 보관 중인 파쇄목을 옮기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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