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에 가입한 뒤 병원에 오래 입원해 보험금 수억원을 타낸 일가 친척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 화순경찰서는 30일 상해·재해·질병 등 각종 보험에 가입한 뒤 병원에 입원하는 수법으로 보험금 7억여원을 타낸 조아무개(48·여)씨 등 4가족 8명을 적발해 이 가운데 7명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조씨는 2006년 9월부터 3개 보험에 가입한 뒤 흉부 좌상 등 질병을 핑계로 병원 20여곳에 99차례 입원해 3개 보험사에서 보험금 1억7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입원할 만한 질병이 없는데도 한해 250여일을 병원에서 보내 ‘직업이 환자’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조씨의 남매, 조카 등 52~17살인 7명도 허리 통증, 무릎 관절염, 간 질환 등 질병을 빙자해 입원을 거듭하면서 보험금 5억3000여만원을 타낸 혐의를 사고 있다.
이들 친척 8명이 6년 동안 326차례 입원해 챙긴 보험금은 모두 7억여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17살 고교생은 부모가 시킨 대로 따른 것으로 밝혀져 혐의 없음 처분을 했다.
김동영 화순경찰서 지능팀장은 “심근 경색, 허릿병, 관절염 등 진단이 쉽지 않은 병들을 골라 규모가 작은 병원에 입원하는 수법을 썼다. 심지어 보험 가입 한달 뒤부터 입원을 시작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비롯한 관계기관으로 의심을 사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여러 병원의 입원기록과 환자카드를 확보한 뒤 이들 4가족이 가담한 보험 사기 수법과 규모를 밝혀냈다. 또 입원 당시 노래방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기록을 제시해 이들의 자백을 받아내기도 했다. 경찰은 병원 쪽이 범행에 동조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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