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아버지의 죽음 왜곡말라”
한전·경찰·밀양시에 사과 요구
한전·경찰·밀양시에 사과 요구
“765㎸ 송전탑이 설마 그렇게 가까운지 몰랐어. (송전선이) 거기로 가면 안 돼. 거기로 지나가면 나만 죽는 게 아냐. 해결할 기미가, 어떻게 해볼 수가 없어. 왜 없는 사람들을 못살게 하나.”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에 반대해 극약을 마신 지 나흘 만에 숨진 밀양 주민 유한숙(71)씨는 숨지기 이틀 전인 지난달 4일 거친 숨을 몰아쉬며 이렇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
유씨의 큰아들(45)과 딸(41)은 6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버지의 죽음은 정부와 한국전력공사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사회적 타살이자 공적인 죽음이다. 밀양시청에 분향소를 설치해 이 사실을 확인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유족은 고인의 마지막 육성 녹음을 공개하고, 한전·경찰·밀양시에 유씨 죽음에 대한 진실 규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경찰과 밀양시는 유씨의 사망은 가정불화 등 복합적인 이유 때문으로 송전탑 공사와 관계없다는 주장을 펴왔으며, 한전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유씨의 큰아들은 “8년 전부터 진행한 국책사업임에도 한전은 지난해 11월13일에야 아버지를 찾아와 집에서 채 2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송전탑이 들어설 것이며, 그럼에도 직접보상 대상에서는 제외된다고 알려줬다. 아버지는 이 사실을 알고부터 급격하게 괴로워하셨고, 결국 얼마 뒤 목숨을 끊으셨다. 아버지의 죽음에 직접적 책임이 있는 한전은 송전탑 공사를 중단하고, 아버지께 사죄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씨의 큰아들은 “지난달 3일 새벽 병원으로 찾아온 경찰관에게 아버지는 ‘765㎸ 송전탑 때문에 약을 먹고 죽으려 했다’고 분명히 말했고, 경찰은 이 내용을 휴대전화로 녹음해 갔다. 그러나 경찰은 아버지의 죽음을 가정불화, 돼지값 하락 등 복합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발표했고, 밀양시는 경찰 발표를 받아들여 아버지의 죽음과 송전탑 문제는 관계없는 것처럼 발표했다”고 말했다.
유씨는 지난달 2일 저녁 집에서 극약을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나흘 뒤 숨졌다. 고인의 유족은 송전탑 공사 중단을 촉구하며 장례식을 미룬 채 밀양시 삼문동 영남루 인근에 시민분향소를 마련했다.
한전은 이날에도 밀양시 4개 면에 계획한 52개 송전탑 가운데 24곳에서 공사를 벌였다. 밀양시 상동면 고정리 고답마을에서 임시 숙소용 컨테이너를 설치하려는 경찰과 이를 막으려는 주민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져 주민 5명과 경찰 2명이 다쳤고 주민 2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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