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만 추정…해경 “축소·지연 신고”
GS칼텍스 초기 허술한 대응 화 키워
GS칼텍스 초기 허술한 대응 화 키워
지난달 31일 여수국가산업단지 원유부두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 당시 지에스(GS)칼텍스가 해경에 사고를 곧바로 신고하지 않고 그나마 유출량을 축소 신고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름 유출 사고를 수사중인 여수해양경찰서는 3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원유부두를 운영하는 지에스칼텍스가 사고 직후 해경에 신고하지 않아 방제작업이 늦어졌다”고 밝혔다. 해경은 사고 22분 뒤에야 여수해양항만청 해상교통관제센터(VTS)로부터 신고를 받아 방제정 등 11척을 출동시켰다고 밝혔다. 방제정이 현장에 도착한 것은 사고 1시간이 지나서였다. 유출된 기름은 조류를 타고 남쪽으로 3㎞쯤 떨어진 여수시 신덕마을을 덮쳤다.
지에스칼텍스는 사고 직후 해경에 신고하지 않았다. 회사 쪽은 “30분쯤 뒤 해경에 전화했는데 받지 않아, 다시 40분쯤 뒤 해경 해양오염방제과장에게 전화로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지에스칼텍스는 사고 당일 오전 여수시에 ‘800ℓ(4드럼)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해경은 사고 나흘 뒤인 3일 원유 유출량을 애초 추정치의 205배인 16만4000ℓ(820드럼)라고 추산했다.
해경과 여수시는 지에스칼텍스 쪽의 보고를 바탕으로 방제에 나섰으나 기름띠가 길이 4㎞, 너비 1㎞로 확산되자, 뒤늦게 선박 200척과 1000여명을 추가로 투입해야 했다.
지에스 쪽은 사고 직후 연안 쪽 이송관로의 차단밸브를 자동으로 막지 못하고 30분 이상 수동으로 잠그는 등 허술한 대응으로 사고를 키웠다. 지에스 쪽은 “사고 책임이 유조선에 있는 만큼 신고를 안 하고 유출량을 축소할 이유가 없다. 초기 상황이 워낙 다급해 제대로 조처가 되지 못했다. 차단밸브는 충돌 순간 전력 공급이 끊어지는 바람에 수동으로 잠글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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