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글로벌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만든 클라우드 소싱 영화 ‘고진감래’(苦盡甘來, 영어 이름 Bitter, Sweet, Seoul)가 11일 시민에 공개됐다. 서울시가 추진한 ‘우리의 영화, 서울’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극장뿐만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서 전 세계에 동시에 공개됐다.
65분짜리의 이 영화는 서울 시민과 중국,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외국인들이 보낸 서울 관련 영상과 자료 화면을 재료로 만들었다. 지난해 8월20일부터 11월25일까지 98일 동안의 공모를 통해 얻은 1만1852개의 영상(159시간 분량) 가운데 152편이 실제 영화에 쓰였고, 41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수상작의 원본은 유튜브(www.youtube.com/seoulourmovie)를 통해 볼 수 있다.
영화는 ‘고진감래’라는 제목처럼 서울의 밝고 아름다운 모습만을 보여주진 않는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펼쳐지는 록페스티벌이나 무명 연주자의 홍대 거리공연, 차들로 가득한 도로 등 역동적인 서울의 모습과 함께 불타는 숭례문, 쓰레기가 나뒹구는 뉴타운지구, 복직을 외치는 해고노동자들의 집회 등 서울의 고민도 담았다.
이날 서울극장에서 열린 시사회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총괄 제작을 맡은 박찬욱·찬경 감독과 직접 영상을 만들어 응모한 제작자들, 일반 시민 등 270여명이 참석했다. 박찬욱 감독은 시사회 뒤 기자회견에서 “랜드마크보다는 사람의 체취가 느껴지는 진실한 서울의 모습을 담는 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고진감래는 세계시민을 초청해 ‘집단지성’으로 만들어낸 서울에 관한 영상 시(詩)다. 온오프를 통해 영화가 공유되면 어마어마한 다양성을 갖춘 도시로서 서울을 다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우기자 windage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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