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회사 들어가는 시간이 아침 7시10분, 출입증에 두발 검사 이런 게 있었으니까. 지각하면 아예 집으로 돌려보냈어요. 노조 생기면서 일을 8시에 해라, 이랬지.”
1987년 7월 노동조합 설립 때부터 노조활동을 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동자 홍성률(59)씨는 최근 울산발전연구원 울산학연구센터가 펴낸 <산업화시대를 살아온 울산 근로자들의 생애사>(사진)에서 노조 설립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고했다. 이 책은 울산시가 산업도시로 성장한 지난 반세기 역사를 몸소 겪은 현장노동자들의 생애를 345쪽 분량에 담고 있다.
주인공은 홍씨와, 퇴직을 앞둔 현대자동차의 김상철(58)씨, 한화케미칼 퇴직노동자 김정준(59)씨, 삼양사 퇴직 뒤 한국노총 울산노동교육상담소장을 맡은 김종호(59)씨, 현대중공업을 퇴직한 김해식(66) 감독관, 현대자동차 노조 활동가 서동식(57)씨, 에쓰오일에서 노무관리를 하는 이종열(60)씨 등 7명이다. 모두 울산에서 30년 이상 현장을 지켜온 이들이다.
이 책은 이들이 어디서 태어나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을 어떻게 보냈고, 어떤 계기로 울산에서 일하게 됐는지, 직장생활에서 어떤 경험을 했고, 퇴근 뒤 여가 및 가정생활은 어떤지, 앞으로 어떤 삶을 계획하고 있는지 등 인터뷰를 통해 채록한 내용을 걸러지지 않은 목소리 그대로 전하고 있다.
김상철씨는 “울산공고를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가 시급 75원에 1만8000원 첫 월급을 받고 정말 기분 좋았다. 당시 회사 선배들은 판금 망치 하나로 철판을 두드려 차체는 물론 주전자, 물컵까지 못 만드는 게 없을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김해식씨는 조선소 밤샘작업을 하느라 첫아이 돌잔치에도 참석하지 못한 사연을, 이종열씨는 작업 중 겪은 아찔했던 사고 경험을, 김종호씨는 4조3교대와 대체휴일제를 관철시킨 활동 등을 소개하고 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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