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방경찰청은 24일 지적장애인을 고용한 뒤 6년간의 임금과 5년간의 장애인 수당 등 9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준사기·횡령)로 염전 업주 강아무개(53)씨를 구속했다. 이른바 ‘염전 노예’ 파문이 일어난 뒤 업주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씨는 2007년부터 6년 동안 전남 신안군 압해도에 있는 자신의 염전에 박아무개(53·지적장애 2급)씨를 고용해 일을 시키고도 임금 8000여만원을 주지 않고 떼먹은 혐의를 사고 있다. 또 강씨는 2008년부터 박씨의 통장으로 지급된 장애인 연금 1000여만원도 가로채 자신의 생활비 등으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박씨는 40여년 전 충남 보령에서 미아로 발견돼 보육원에서 생활하다가 1995년 직업소개소를 통해 신안군 신의도에서 처음으로 염전 일을 시작한 뒤 줄곧 신안 일대의 염전을 전전해왔다. 경찰은 “박씨한테 지급하지 않은 임금은 최저임금 기준으로 산정해도 8000여만원에 이른다”며 “박씨의 가족을 찾기 위해 유전자 감식을 의뢰하고 가혹행위가 있었는지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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