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의 한 여관에서 60대가 주인한테 무시를 당했다며 시너를 뿌리고 불을 질러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순천경찰서는 6일 여관에 불을 내 손님과 주인 등을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로 서아무개(63)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서씨는 이날 0시12분께 자신이 묵던 순천시 장천동 한 여관 3층 객실과 2층 안내데스크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이 불로 투숙했던 60대 손님 1명이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손님과 주인 등 5명이 화상을 입거나 연기를 마셔 부상했다. 부상자 중에 생명이 위태로운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불은 여관 2·3층을 태워 370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30여분 만에 꺼졌다.
경찰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11월부터 여관에 묵고있는 서씨는 평소 주인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2주 전에 인근 페인트 가게에서 시너 2통을 준비해 둔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서씨는 “석달 전부터 투숙해 하루하루 벌어 어렵게 살고 있다. 여관 주인이 방세 독촉을 하고, 평소 자신을 무시하는 말을 자주해 화가 나 불을 질렀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서씨는 먼저 3층 자신의 방에 불을 놓은 뒤 2층으로 내려와 안내데스크 문에도 불을 지르는 등 방화한 정황이 뚜렷하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이른 시일 안에 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 혐의로 서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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