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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장례식장 헌 조화 수거해 새 조화로 바꿔치기해 5억 챙겨

등록 2014-03-11 18:11수정 2014-03-11 18:28

20%만 새 꽃으로 바꾼 뒤 장례식장에 다시 공급해
리본 한쪽 재사용도…경찰, 화훼 유통업자 37명 적발
화훼 유통업자 박아무개(47)씨는 2012년 광주광역시 서구 대형 장례식장 쪽에 보증금으로 5억원을 건네고 제단에 놓는 조화 등 장례용품을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대신 박씨는 이 장례식장에서 의례가 끝난 뒤 남는 조화를 가져가기로 했다. 박씨는 헌 조화를 자신이 운영하는 꽃집으로 가져가 20%만 새 꽃으로 바꾼 뒤 다시 장례식장에 공급했다. 1만~2만원어치 새 꽃으로 단장해 만든 조화를 1개당 8만~10만원씩에 팔아 4만~5만원씩을 챙겼다. 이렇게 2년 동안 무려 5억여원을 챙겼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11일 이미 쓴 조화를 활용한 장례식장 조화를 새 것처럼 속여 다른 고객들에게 팔아온 혐의(사기)로 박씨 등 3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 등은 2012년부터 최근까지 광주지역 장례식장 43곳에서 한 달 평균 1만2000~1만5000여개를 수거해 조화 1개당 1만~2만원을 들여 시든 꽃을 교체한 뒤, 새 것처럼 속여 다른 고객들에게 8만~10만원에 되팔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2년여 동안 챙긴 부당이득은 업자 1명당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등 모두 3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헌 조화를 교체하면서 이익금을 늘리려고 국내산보다 절반가량 싼 중국산 국화꽃을 썼다. 경찰 관계자는 “조화 하나를 2~3번 재사용하거나 리본 양쪽 중 한쪽은 그대로 사용한 업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장례식이 끝난 유족들은 조화를 처리하는 것이 골칫거리이기 때문에 조화를 수거하는 것을 되레 반긴다는 점을 이용했다. 간혹 장례식 뒤 유족들이 돈을 받고 처분하려 한 조화는 아예 사들이지 않도록 다른 업체들과 담합했다.

경찰은 이들 화훼 유통업자가 장례식장 쪽과 제단용 조화 등 장례용품의 납품 계약을 체결하면서 거액을 수수료나 계약금 명목으로 건네고 있는 구조가 이런 불법 행위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화훼 유통업자들은 대형병원 장례식장 쪽에는 1년 최대 1억3000만원, 한방병원 등 일반병원 장례식장에는 1년에 수천만원을 계약금으로 주고 있다. 전문 장례식장에는 3억~5억원의 보증금을 내고 납품 계약을 맺고 있다.

이들과 계약을 맺은 장례식장은 계약서에 ‘2회 이상 재활용할 경우 계약을 폐기한다’는 조항을 삽입해 조화 재활용의 책임을 슬쩍 피해갔다.

경찰 관계자는 “계약 기간에 투자금을 뽑아내기 위해 조화 등을 재활용하는 수법을 썼다”고 밝혔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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