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용인지역 토목공사 참여
대금지급 못받아 결국 부도나
“죽도록 일했는데 내 인생 망쳐
돈 없다더니…호화도박에 경악”
대금지급 못받아 결국 부도나
“죽도록 일했는데 내 인생 망쳐
돈 없다더니…호화도박에 경악”
“돈이 없다고 공사비도 떼먹은 사람이 해외에서 호의호식하고 카지노 도박까지 하다니….”
옛 대주그룹 주력업체였던 대주건설의 하도급 공사를 했던 ㄱ(53·광주광역시)씨는 11일 “허재호(72) 전 회장이 400억원대 벌금·세금을 내지 않고 출국한 뒤 카지노에서 도박 게임을 하는 모습(<한겨레> 3월6일치 9면)을 보고 경악했다”고 말했다. 대주건설이 2010년 10월 부도가 나면서 공사대금 21억원을 받지 못한 그는 “허 전 회장과 대주건설 때문에 신용불량자 인생으로 바뀌어 버렸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ㄱ씨는 2006년 7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경기도 용인시 ‘공세지구 피오레 복합단지조성공사’에 대주건설 하도급업체로 참여해 4곳의 공사장에서 토목공사를 했다. 이 공사의 시공사는 대주건설이었고, 시행사는 대주건설 계열사인 ㄴ건설이었다. 당시 허 전 회장의 사위 ㅇ씨가 대주건설의 대표로 등재돼 있었다. ㄱ씨는 “용인공세지구 공사를 맡으면서 은행에서 거액의 빚을 냈고, 현장에서 24시간 동안 살면서 정말 ‘죽도록’ 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주건설 쪽에서 회사 사정을 핑계로 공사비 지급을 미뤘다. ㄱ씨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대주건설 사무실로 매일 출근하다시피 하면서 공사비를 달라고 읍소했다. ㄱ씨는 “허 전 회장을 만나 돈을 달라고 했더니, ‘돈이 없는데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하더라”고 회고했다. ㄱ씨는 2009년 1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해 그해 12월 ‘대주건설은 22억원을 지급하라’는 결정문을 받아냈다. 그런데도 대주건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ㄱ씨는 ‘시행사인 ㄴ건설이라도 공사비를 지급해달라’고 하소연했다. ㄱ씨는 대주건설 계열사인 ㄴ건설 쪽에서 ‘대주건설과 공사비를 합의해 오면 공사비를 주겠다’는 말을 믿고, 2010년 8월5일 대주건설과 공사비 액수를 21억원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ㄴ건설은 공사비를 주지 않았다. ㄱ씨는 2011년 시행사 ㄴ건설을 상대로 21억원을 지급해달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해 대법원까지 끌고 갔지만 패소했다. ‘대주건설은 ㄴ건설한테서 2009년 12월 말까지 용인공세지구 공사비를 모두 지급받았다’는 내용의 확인서 1장이 패소의 결정적 원인이었다. ㄱ씨는 “재판부는 ㄴ건설이 아니라 공사비를 받은 대주건설 쪽에 공사비 지급 책임이 있다고 봤다. 결국 대주건설과 계열사인 ㄴ건설한테서 교묘하게 사기를 당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ㄱ씨는 2011년 2월에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가 부도가 났고 신용불량자가 됐으며, 2012년 12월 파산 선고를 받았다.
<한겨레>는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피오레 아파트 분양사업을 하고 있는 케이엔시(KNC) 쪽에 전화를 걸어 전 대주그룹 관계자와 통화를 시도했다. 허 전 회장이 일정 지분을 갖고 있는 케이엔시 쪽은 “전무님이 안 계신다. (우리는 한국에서의 하도급업체 공사비 미지급 건에 대해서는) 내용을 모른다”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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