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경기 안산시 부곡주말농장 비닐집에서 안철환(왼쪽에서 두번째)씨와 장상준씨 등이 올해 거둔 옥수수와 해바라기를 놓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 안산/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도시와생활 - 빨간 고추·수세미가 주렁주렁 “도시에서도 농사” 꿈 영근다
“한번 냄새 좀 맡아 보세요.”
왕겨를 태워서 연기를 액화시킨 목초액을 보여주는 안철환(44)씨는 “농약 대용으로는 그만”이라며 웃었다. 경기 안산시 부곡동 수리산 기슭의 부곡주말농장을 찾은 6일, 밭에서는 들깨 꽃과 해바라기가 한창이고 빨간 고추와 수세미가 주렁주렁 걸려 있다.
일명 ‘바람들이 농장’으로 불리는 이곳에서 안씨는 도시농업을 가르치는 ‘주말농사학교’ 교장이다. 2년 전부터 시작된 안씨의 농사학교는 현재 전국귀농운동본부가 서울 근교에서 운영하는 주말농사학교 3곳 중 하나다.(표 참조)
귀농을 원하면서도 귀농 여건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게 도시인들의 심정이다. 안씨는 이들에게 도시를 떠나지 않고도 베란다와 옥상, 집 앞마당과 동네 자투리 땅, 도시 근교에서 노는 땅에 유기농사를 지어 먹거리도 자급자족하고 ‘푸른 도시’도 만들자고 한다.
학생운동으로 서강대를 중퇴하고 노동현장을 거쳐 출판사를 다니는 동안, 쿠바의 도시농업을 소개한 요시다 다로의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을 번역한 안씨. 평범한 도시인이었던 그 역시 “농사책을 펴내다 좋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대로 살고 싶다”는 평범한 소망에 따라 6년 전부터 부곡농장에 내려와 도시 농사꾼 생활을 시작했다.
현재 부곡농장 회원은 130여명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안산지역 회원이 70%이고 나머지 30%는 서울에 산다. 5평에서 20평까지 농장 땅을 분양받아(회원 기준으로 평당 1만5천원) 배추농사와 고추·벼농사에 이르기까지 안씨의 상담을 받아가며 농사를 짓는다. 또 1년 과정의 도시농부학교 팀이 농장에 텃밭을 마련해 농사실습을 하고 있다.
간혹 회원들이 벌레를 쫓으려고 밭에 비닐을 덮었다가는 농장에서 쫓겨나기 십상일 만큼 유기농이 원칙이다. 똥오줌 같은 쓰레기까지 자원으로 순환시켜 흙과 자연을 살리고 몸도 살리자는 게 안씨의 ‘웰빙원칙’이다. 이에 따라 “회원들한테 똥과 오줌을 받아서 퇴비로 쓰라고 하는데 아직 참여는 미미하다”며 그는 웃었다.
가을 콩 축제와 퇴비 만들기 같은 농사법 등 다양한 회원 프로그램들이 연중 마련된다. 이곳을 거친 회원 중 12명이 이미 귀농을 했고 30대 약사 부부 회원은 이곳에서 도시농업을 배운 뒤 자신들이 사는 서울 관악산 일대의 빈터를 빌려 도시농업을 시작했다.
“쿠바는 도시농업으로 전체 쌀 생산량의 65%를 담당하면서 도시 녹색혁명도 가능했는데 남의 얘기만은 아니죠.” 도시농업을 가르치는 안씨의 소망이다. 안산/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전국귀농운동본부 주말농사학교
“쿠바는 도시농업으로 전체 쌀 생산량의 65%를 담당하면서 도시 녹색혁명도 가능했는데 남의 얘기만은 아니죠.” 도시농업을 가르치는 안씨의 소망이다. 안산/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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