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1동 범죄예방 디자인 리모델링 전의 모습. 서울시 제공
홍은1동 범죄예방 디자인 리모델링 후의 모습. 서울시 제공
시범지역 주민 만족도 83% 서울시가 ‘범죄예방 디자인’ 개념의 적용 대상을 숲과 공원 등으로 확대한다. 이는 공간 디자인의 변화를 통해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으로, 지금은 주택가만을 대상으로 시범 적용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2년 두 곳에 시범 적용한 범죄예방 디자인을 다양한 정책·사업과 접목해 시내 10개 지역으로 확대한다고 27일 밝혔다. 서대문구 홍은1동, 서초구 양재 시민의 숲, 약수공원, 범바위공원, 송계공원 등 어린이공원 3곳과 주거환경관리사업이 추진되는 대림동, 도봉동, 휘경동, 정릉동 등 4곳에 적용된다. 재개발 갈등으로 주민간 소통조차 어려운 홍은1동(사진)에서 먼저 변화에 나섰다. 주민 제안으로 ‘서울시 안전마을 만들기 사업’의 대상지로 뽑혀 탈바꿈이 시작됐다. 주민 절반 이상이 맞벌이 가정이어서 홀로 집을 지키는 아이들이 많았던 이곳엔 주민들이 아이들을 자발적으로 돌볼 수 있는 ‘호박골 사랑방’이 들어섰다. 호박골 사랑방은 안전·방범·마을공동체 활성화의 중심 공간으로 지역 주민들의 반찬모임, 공부방, 홀몸 어르신의 생일잔치 공간 등으로 쓰이고 있다. 가파른 골목길 중간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정(情)류장’도 생겼다. 정류장엔 비상벨을 달아 위험을 알릴 수 있도록 했다. 양재 시민의 숲에서도 ‘범죄예방 공원’ 조성 공사가 진행된다. 이곳엔 폐회로텔레비전(CCTV), 비상벨, 사이렌, 출입구 안내 표시 등을 구 관제센터와 하나로 연결하는 ‘안전등대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양재 시민의 숲은 울창한 숲 때문에 밤에는 너무 어두워져 야간 이용에 한계가 있었다. 다음달까지 관련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이밖에 주거환경관리사업이 추진되는 대림동, 도봉동, 휘경동, 정릉동과 시설물 보수공사가 추진되는 어린이공원 3곳에 대해서도 범죄예방 디자인 컨설팅을 마쳤다고 시는 전했다. 앞서 서울시는 2012년 마포구 염리동과 강서구 공진중학교 2곳에 범죄예방 디자인을 적용해 실효를 거뒀다. 지난해 실시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보면, 걷기조차 무서웠던 좁은 골목길을 담벼락 도색 등을 통해 바꾼 염리동 ‘소금길’에 대한 주민 만족도는 83.3%에 이르렀다. 범죄예방효과는 78.6%였다고 한다. 학교의 사각지대에 동영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복도와 계단에 컬러테라피를 그려 넣은 강서구 공진중학교의 경우도 무질서 인식과 범죄 두려움은 각각 7.4%, 3.7% 떨어지고 시설물 호감도는 27.8% 높아졌다. 정태우 기자 windage3@hani.co.kr, 사진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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