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반대파 “내정자 뽑으려
문제유출·평가점수 조작” 주장
이사장쪽 “되레 비리 막으려 한것”
시교육청, 검찰 수사의뢰 검토
문제유출·평가점수 조작” 주장
이사장쪽 “되레 비리 막으려 한것”
시교육청, 검찰 수사의뢰 검토
광주 정광학원이 올해 교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내정자’를 뽑기 위해 문제를 유출하고 평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학교법인 정광학원은 지난 1월17일 영어 2명, 도덕·국어·수학·중국어 각 1명 등 정광고 교사 6명을 공채하는 계획을 공고했다. 이어 1차 교직적성 논술평가, 2차 교수학습과정안 작성과 공개수업, 3차 일반 면접과 건학이념 구현 면접 등 방법으로 전형을 치렀다. 채용 절차는 2월24일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매듭이 지어졌다.
하지만 전형 이후 ‘내정자’를 뽑기 위해 비리를 저질렀다고 이사장과 반대파가 서로 비판을 하면서 장외로 갈등이 번지고 있다.
‘정광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9일 광주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아무개 이사장이 내정한 응시자를 뽑기 위해 출제 문제를 사전에 유출하고 평가 점수도 조작한 정황이 짙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조계종의 불갑사 주지 만당, 미륵사 주지 원일, 백양사 주지 진우 등을 비롯해 총동문회,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회 등으로 짜였다.
비대위는 “이사장이 5명의 합격을 내정한 뒤 교장에게 ‘합격시키라’고 요구했다. 1· 2차 전형에서 일부가 탈락하자 3차 면접에서 이사장과 측근들 4명이 면접관으로 참여해 문제를 미리 유출하고, 특정인에게 만점을 몰아주는 등 불공정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또 “‘(이사장이) 기간제 교사를 정규교사로 채용하면 2억원을 낼 수 있는지 물어봐 달라고 했다’는 한 교사의 증언이 있다”며 “채용 청탁을 한 이들 중에는 현직 국회의원, 광주시의회 교육위원, 광주시교육청 출신 공무원 등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폭로했다.
비대위는 광주시교육청에 채용 비리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고, 검찰에도 고발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이사장 쪽은 반대파들이 내정자를 정해 두고 전형을 치르는 것을 묵과할 수 없어서 개입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이사장과 교장 등이 출석을 거부하는 등 감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자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정광학원은 2009년 정광중의 교사 채용 때도 순위조작 사건이 불거져 시교육청으로부터 이사장과 교장의 해임을 요구받았고, 예산지원 중단과 학급 수 감축 등 불이익을 당한 바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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