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충남 태안 사설 해병대캠프 사고로 아들을 잃은 공주사대부고 학부모들이 17일 낮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전남 진도 세월호 실종자 생환을 기원하고 태안 사고 재수사를 촉구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대전지법 앞서 기자회견
“지난여름 악몽 되살아나”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촉구
“지난여름 악몽 되살아나”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촉구
“정말 화가 납니다. 언제까지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희생당해야 합니까?”
17일 낮 대전 둔산동 대전지방법원 앞에 모인 충남 태안 사설 해병대캠프 사고 유족들은 ‘진도 세월호 실종자 생환 및 태안 사설 해병대캠프 사고 관련자 엄중 처벌’ 기자회견을 하는 내내 분노와 슬픔의 눈물을 훔쳤다.
유족들은 “세월호 침몰 소식에 지난여름의 악몽이 되살아나 살이 떨린다. 태안 사고 뒤 어른들의 잘못으로 학생들이 희생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외쳤지만 대형참사는 거듭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있을 실종자들의 생환을 염원하며, 실종 학생들이 구조되지 못한다면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지난해 태안 사고 당시 정부는 사고대책본부를 차리고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대책 등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이들 장례식 뒤 태도를 바꿔 지금까지 약속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후식(46) 유족 대표는 “박근혜 정부는 신속한 실종자 구조와 성역 없는 수사를 벌여 유족·실종자 가족의 고통을 나누고 국민이 납득할 만한 정부 차원의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의혹투성이로 남은 태안 사설 해병대캠프 사건도 재수사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기자회견 뒤 전남 진도체육관을 방문해 세월호에서 실종된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가족들을 위로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과실치사라도 교관과 캠프 관계자들이 안전장구를 갖추지 않은 학생들을 바다로 몰아넣었고, 구조 능력이 있는데도 물에 빠진 학생들을 제대로 구하지 못한 만큼 이들에 대한 처벌은 더 엄중해야 한다. 사건 관련 행정기관을 상대로 감사원에 공익감사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전지법 서산지원은 지난해 12월23일 태안 사설 해병대캠프에서 공주사대부고 학생 5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캠프 교육팀장 이아무개(44)씨 등 6명에게 금고 2년~징역 6개월을 선고했으며, 항소심 첫 공판은 18일 오후 4시20분 대전지법에서 열린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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