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노인·우울환자 등 505명 선별
정신보건 전문요원 일대일 멘토링
정신보건 전문요원 일대일 멘토링
#충남 서산시에 사는 20대 ㄱ씨. 그는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 또한 가정을 떠나면서 견딜 수 없는 외로움이 그를 옭아맸다. 집에서 홀로 지내는 동안 그의 손을 잡아줄 버팀목은 없었다. 자존감은 나날이 바닥으로 추락했고 우울 증세는 더욱 깊어졌다. 사람을 극도로 꺼리는 대인기피증까지 더해지면서 괴로워하던 그는 보건소 상담전화로 ‘구조 신호’를 보냈다. 지난달 중순부터 보건소 정신보건 전문요원이 일대일 전담 상담자(멘토)가 돼 날마다 그에게 전화를 하고, 약물 복용을 돕고, 직접 방문도 했다. 한달 남짓 지난 지금 그의 우울 증세는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 서산시 보건소 심은실 주무관은 29일 “노인정을 방문해서 정신보건 프로그램을 운영하더라도 힘들어서 못 나오시는 분들이 많다. 자살 고위험군 일대일 멘토링 사업을 통해서 고립되고 소외된 주민들을 직접 방문하고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산시에서는 전담 상담자로 보건소와 보건지소, 보건진료소 직원 등 모두 30명을 선정했다.
충남도가 홀몸노인이나 자살 시도자 등 고위험군 주민들을 위한 일대일 집중 관리에 나선다.(<한겨레> 3월26일치 16면)
홀몸노인이나 자살 시도자, 중증 우울환자, 자살자 유가족 등이 대상이며 서산시 49명을 비롯해 도내 15개 시·군마다 12~49명씩 모두 505명이 추려졌다.(표) 지역별 보건진료소장이나 정신보건 전문요원 등이 이들 자살 고위험군 주민들과 결연돼 일주일에 한차례 이상씩 전화나 방문 상담을 하게 된다. 경제적인 형편이 어렵거나 부양 가족이 없는 소외된 주민들에게 정서적인 안정을 주는 등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충남 자살자 심리사회적 원인조사(부검)와 유가족 지원사업’ 결과보고서는 자살자의 전형적인 유형으로 ‘중증 만성질환, 사회적 단절, 경제적 어려움’을 지목했으며 고위험 주민에 대한 조사·지원, 자살 예방 교육을 주문했다. 특히 보고서에서 분석한 자살 사례 25개 가운데 자살자 주변에 믿을 만한 사람이 있었던 경우가 30%에 그친 점을 주목했다.
충남도 보건행정과 김달영 주무관은 “소외된 이웃에 대한 정신건강 관리에 부족한 부분이 있어 멘토링 사업을 기획하게 됐다. 시·군별 사업 추진 상황을 면밀히 분석한 뒤 미흡한 점은 하반기에 보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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