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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콩나물 좌석버스’ 도시고속도로 시속80㎞ 질주

등록 2014-05-07 22:16

부산 ‘1008번’ 버스 아침마다
도시고속도로인
번영로 2.3㎞ 구간 통과

승객들 “몇차례 아찔한 순간”
회사 “안태우면 시민들이 신고”
시 “무턱대고 대수 못늘려”
7일 아침 7시40분 부산시 기장군 정관면 ㅎ아파트 앞 버스정류장. 부산도시철도 1호선 동래역으로 가는 1008번 급행좌석버스가 정류장에 들어서자 승객 7명이 버스 앞문으로 올라탔다. 40석의 좌석은 승객으로 이미 가득 찼고, 20여명의 승객은 버스 천장의 손잡이를 잡고 복도에 서 있었다.

버스가 다음 정류장인 곰내터널에 도착했으나, 정류장의 승객들은 버스를 탈 수 없었다. 버스 앞문 계단에까지 승객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기 때문이다. 버스를 기다리던 승객 5명은 익숙한 듯 기사한테 뒷문을 열어달라고 한 뒤, 뒷문으로 올라타 승객들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

운전석 옆에 서 있던 승객의 지갑이 버스요금을 내는 단말기에 계속 닿는지 “잔액이 부족합니다”라는 기계음이 반복해서 울렸다. 기사는 승객한테 자세를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승객은 발 디딜 틈도 없이 밀착된 버스 안에서 억지로 몸을 틀었다.

버스는 금정구 회동교차로를 지나 자동차전용도로인 도시고속도로 ‘번영로’에 진입했다. “안전벨트를 매고 이동을 삼가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하지만 서 있는 수십명의 승객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버스 속도계는 시속 80㎞를 가리키고 있었다. 버스는 구서나들목을 지나 일반도로인 ‘금정로’로 합류해 종점인 동래역으로 향했다.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서 정관신도시를 거쳐 부산도시철도 1호선 동래역까지 34㎞가량의 노선을 오가는 1008번 급행좌석버스는 출퇴근 시간에 직장인과 학생들이 많이 탄다. 평일 15분 배차 간격으로 10대의 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이 버스는 자동차전용도로인 번영로 2.3㎞ 구간을 통과한다. 자동차전용도로를 운행하는 버스의 모든 승객은 도로교통법 67조에 따라 반드시 안전띠를 매야 한다. 이를 어기면 기사한테 벌점과 과태료가 부과된다. 입석 승객을 태우는 것은 당연히 안 된다.

이 버스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박아무개씨는 “매일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한 버스 안에서 전쟁을 치르는 기분이다. 몇차례 아찔한 순간도 겪었다. 버스에 올라타면 나도 모르게 손잡이를 꽉 움켜쥔다. 사고가 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1008번 버스 운행업체인 ㅅ교통 관계자는 “안전 문제가 있는 것을 알지만, 그렇다고 입석 승객을 태우지 않고 정류장을 지나가면 시민들이 신고를 한다. 최근 서울의 엠(M)버스 입석 사태 때문에 우리도 자동차전용도로를 거치지 않는 노선을 알아보는 등 대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에만 승객이 몰리기 때문에 무턱대고 운행 대수를 늘릴 수는 없다. 대안을 찾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부산지방경찰청 교통과 관계자는 “지금까진 출퇴근 시간에 인원이 몰리는 현실을 고려해 단속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앞으론 적극적으로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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