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은 배들도 증축…안전 우려
항로허가·선박검사 등 해수부 소관
자치단체서 상황 몰라 운항 방치
항로허가·선박검사 등 해수부 소관
자치단체서 상황 몰라 운항 방치
전남지역 연안 항로의 여객선 상당수가 정원을 늘리려고 여객실을 증축하고 구조물을 증설하는 등 선체를 개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김춘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최근 해양수산부에서 받아 공개한 자료 ‘내항 여객선의 시설 증축과 복원성 검사 현황’을 통해 드러났다. 전남지역의 여객선 상당수가 건조된 지 20년을 넘어 선체가 낡았는데도 선체를 개조하기도 해 주기적인 안전점검이 필요한 실정이다.
전남지역에는 목포·여수·완도·고흥·장흥 등지를 기점으로 65개 항로에 여객선 93척이 다니고 있다. 이 가운데 여수~돌산을 오가는 426t급 여수거북선은 2010년 건조한 뒤 여객 정원을 애초 200명에서 300명으로 늘렸다가, 다시 494명으로 두 차례 늘렸다. 의자 숫자만 늘리는 방법으로 정원을 2.5배 늘리고도 선박안전기술공단의 복원성 검사를 통과했다.
목포~홍도 항로에 취항 중인 초쾌속선 중 1993년 싱가포르산인 남해엔젤은 지난해 정원을 303명에서 356명으로, 96년 싱가포르산인 동양골드는 2007~2009년 정원을 312석에서 375석으로 각각 늘린 바 있다. 장흥~성산포 항로의 4114t급 오렌지1호는 2012년 2월 감천에서 정원을 560명에서 720명으로 늘렸고, 한달 뒤엔 장흥에서 다시 825명으로 증원했다. 녹동~제주 항로의 3780t급 남해고속훼리7호는 여객 정원을 866명에서 1081명으로 늘렸다. 91년 일본에 건조된 이 선박은 선사가 중고로 들여와 2005년 전남 고흥에서 개조해 취항했다.
관광객이 몰리고 있는 완도~청산 항로의 306t급 카페리인 아시아슬로우시티1호는 2010년 길이를 늘리고 선실을 증축했다. 이에 따라 정원이 200명에서 308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항로의 151t급 카페리인 섬사랑7호도 2009년 85명에서 125명으로 증원해 손님을 맞고 있다. 225t급 여객선 ‘땅끝에서 넙도까지’는 좌석 증설로 정원을 238명에서 255명으로 늘렸다. 더욱이 상부에 구조물을 증축해 다시 330명까지 확장했다. 땅끝~산양 항로의 100t급 노화카페리1호와 99t급 노화카페리2호도 여객 정원을 애초 12명에서 72~73명으로 각각 늘려 운항중이다.
연안에 취항한 농협페리도 여객 정원을 대폭 늘렸다. 안좌페리는 30명에서 123명으로, 비금페리는 50명에서 200명으로, 신안페리는 12명에서 162명으로 경쟁적으로 정원을 늘려 운항중이다. 하지만 연안 항로의 허가와 운항 선박의 검사 등은 해양수산부에서 맡고 있어 자치단체에선 개조 상황과 복원성 결과 등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형편이다. 도 해양항만과 이건석씨는 “세월호 침몰사고 뒤 선박 개조나 정원 확대가 안전운항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주민이 늘었다. 안전관리와 운항관리를 강화하도록 선사나 항만청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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