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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후보 ‘서해뱃길’ 안전성 문제있어”

등록 2014-05-21 21:56수정 2014-05-22 08:31

서울환경연합, 공약 철회 요구
“대형 유람선 오가 충돌 우려
서강·마포대교 구조 바꿔야”
정 후보쪽 “안전시스템 구축” 밝혀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공약한 ‘서해뱃길 사업’에 대해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환경연합은 21일 보도자료를 내어 “서해뱃길 사업은 교량과 선박의 충돌 가능성이 있어 안전하지 못한 공약”이라며 공약 철회를 요구했다.

앞서 정 후보는 3월31일 비전 선포식에서 64개 전략과제 가운데 하나로 서해뱃길 재추진을 내놓았다. 한강(여의도~김포 15㎞)과 경인아라뱃길(경인운하, 인천항~김포 18㎞)을 잇는 항로를 개설해, 서해를 거쳐 중국 칭다오까지 대형 유람선이 오가도록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한강에 운항중인 유람선은 300톤급이지만 서해뱃길이 완공되면 5000톤급이 오가게 된다는 게 서울환경연합 쪽의 설명이다. 세월호(6825톤)와 견줘봐도 강을 오가기엔 큰 규모다. 오세훈 전 시장은 재임 시절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5000톤 규모의 대형 선박이 한강 교량을 지나려면 항로 폭이 배 폭의 최소 2.5배가 되어야 한다”며 500여억원을 들여 양화대교 교각 간격을 112m로 넓힌 바 있다.

그러나 서울환경연합은 “한반도 대운하 때 제시된 기준(배 폭의 3배)을 적용하면 양화대교 말고도, 서강대교와 마포대교의 교각 구조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전 시장 때인 2009년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의 보고서에도 서강대교와 마포대교의 교각 너비를 그대로 뒀을 때 충돌 확률이 1만분의 1로 주의가 요구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루 20회 이상 대형 유람선을 운항한다는 당시 계획을 적용해 보면, 확률적으로 약 8개월에 한 번꼴로 배와 다리가 충돌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당시 보고서는 선박과 다리의 충돌을 막기 위한 충돌방지공 등 방충시설 설치를 권고했다.

추가 비용 문제를 놓고도 비판이 나온다. 정 후보는 경인운하가 만들어져 있어 200억~300억원 규모의 비용만 추가로 들이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미 만들어진 시설을 방치하지 말고 활용하자는 구상이다. 하지만 서울환경연합은 “주운수로 준설, 준설토 처리, 선착장 등에 막대한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종호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이미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사업으로 판명난 서해뱃길 사업을 다시 공약한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거대한 물그릇으로 전락한 경인운하를 왜 서울의 젖줄인 한강으로 연결하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 쪽은 “양화대교는 이미 정비되었고 마포대교 등은 충돌 문제가 없지만 아주 적은 충돌 가능성도 배제하기 위해 안전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정태우 기자 windage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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