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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세월호 증축 지시하고 복원성 결함 보고받아”

등록 2014-05-26 20:11수정 2014-05-26 22:28

청해진 5명 구속기소 공소장 보니

김한식 대표, 유 회장 승인받고 구입
지난 1월 세월호 매각안 보고하자
유, 오래된 오하마나호 선매각 지시
검찰, 업무상 과실치사 적용 시사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세월호의 증축을 지시했고, 복원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침몰사고 원인을 수사하고 있는 검경합동수사본부는 26일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김한식(71) 대표 등 임직원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김 대표 등의 공소장을 보면, 유 전 회장은 세월호의 도입부터, 개조와 증축, 매각 추진까지 모든 과정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2010년 인천~제주 항로를 복선으로 운항해 다른 선사의 진입을 막고 오하마나호(1989년 건조)의 선령이 다하면 이를 대체하려고 유 전 회장의 승인을 받아 새로운 선박의 도입을 추진했다. 2012년 일본에서 세월호(1994년 건조)를 115억원에 사들인 김 대표는 유 전 회장의 지시를 받아 여객실과 화물 적재 공간을 늘리고, 유 전 회장의 개인 전시실을 만들기 위해 수리와 증축 공사를 했다. 증축 과정에서는 유 전 회장의 딸이 운영하는 모래알디자인에서 5층 증축 부분에 있는 전시실, 선주실, 일등실 등의 인테리어를 시행하도록 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세월호는 총톤수가 증가하고 무게중심이 높아져 복원성을 유지하려면 화물을 1448t 줄이고, 평형수를 1324t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배의 우현에 있던 자동차 램프를 철거하면서 좌우의 불균형도 심화됐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일일보고와 주간회의 등을 통해 화물 과적을 독려하는 등 적재 가능 화물량이 1077t에 불과한데도 평균 2배 이상을 싣도록 해 14개월 동안 29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이후 김 대표는 지난 1월 유 전 회장에게 “세월호의 증축공사 때문에 복원성에 문제가 생겨 화물을 적게 실을 수밖에 없다. 화물을 많이 싣게 되면 과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매각 방안을 보고했다. 유 전 회장이 세월호의 복원성 문제를 문서 등으로 보고받아 이미 알고 있었음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유 전 회장은 선령이 먼저 25년을 초과하는 오마하나호를 매각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세월호는 복원성에 문제가 있는 상태로 계속 운행을 하게 됐다. 김 대표는 또 침몰사고와 관련해서는 “문서 보고는 하지 않고 추상적으로 구두 보고는 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수사본부는 “김 대표의 진술과 일부 문서 자료로 확인된 정황이다. 증거를 좀 더 보강하겠다. 구체적인 증거들이 수집되어 범죄사실이 확정되면 (유 전 회장에게) 범죄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미 드러난 횡령과 배임, 조세포탈뿐 아니라, 사고의 직접적인 책임을 물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까지 적용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수사본부는 이날 김 대표와 상무 김아무개(63)씨, 해무팀장 안아무개(69)씨, 물류팀장 남아무개(56)씨, 물류팀 차장 김아무개(45)씨 등 청해진해운 임직원 5명을 광주지법에 구속 기소했다. 이들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 업무상 과실선박매몰, 선박안전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목포/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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