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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열차 타니 고향생각, 전우생각…”

등록 2014-06-10 20:55수정 2014-06-11 09:05

10일 디엠제트 열차에서 한 탑승객이 턱을 괸 채 부서진 상태로 방치돼 있는 끊어진 다리의 교각을 바라보고 있다.
10일 디엠제트 열차에서 한 탑승객이 턱을 괸 채 부서진 상태로 방치돼 있는 끊어진 다리의 교각을 바라보고 있다.
한달만에 1만명 탑승 돌파
“임진강역을 지나 철교에 들어서면 모두들 창밖 풍경에 집중합니다. 눈시울을 붉히는 분들이 많죠.”

10일 디엠제트(DMZ) 열차 승무원 정세영(31)씨는 운행 한달여 만에 탑승객 1만명을 돌파한 디엠제트 열차 풍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디엠제트 열차는 서울~도라산역 구간을 하루 2차례 운행하는 3량짜리 미니 열차로 지난달 4일 첫 기적을 울렸다. 열차 앞머리에 증기기관차가 그려져 있고, 하루 평균 이용객은 400명에 이른다. 사슴·학 그림과 평화열차 글씨가 인상 깊은 것은 이 열차가 비무장지대로 가는 유일한 열차이기 때문이다. 실향민, 한국전쟁 참전군인 등 어르신들과 대학생들, 외국인, 가족 단위 관광객 등이 승객 대부분을 차지한다.

열차는 임진강 철교에 진입하면서 속도를 시속 20㎞로 늦춘다. 오른쪽 차창으로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부서져 교각만 남은 끊어진 다리가 나타난다. 피습당해 운행을 멈춘 증기기관차, 자유의 다리, 망배단을 보는 승객들은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고 정세영씨는 전했다.

“지난 4월에 90대 할아버지가 탑승하셨어요. ‘포로로 잡혔다가 포로교환 당시 자유의 다리를 건너 오셨다’며 ‘생전에 마지막으로 돌아오지 못한 옛 전우들에게 인사하려고 열차를 탔다’고 하셨어요. 운행하는 내내 차창에 손을 대고 풍경을 어루만지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아요.”

디엠제트 열차 구간은 실향민들에게 고향길이자 추억의 길, 젊은 학생들과 가족들에게는 분단을 경험하는 길, 외국인에게는 호기심의 길이기도 하다. 외국인들은 “왜 같은 한국인데 더 못 가냐?”는 질문을 많이 한단다. 승무원들은 독일의 사례를 들어 분단을 설명한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 승무원들은 디엠제트 열차가 그려진 엽서를 나눠준다. 실향민들의 사연은 한결같다. ‘고향에 가고 싶다.’ 디엠제트 평화열차의 소원도 같다. ‘고향까지 모시고 싶습니다.’

코레일은 오는 8월 서울역~백마고지역 구간을 운행하는 ‘디엠제트 열차-경원선’도 운행한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사진 코레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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