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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양파값 폭락에 갈아엎거나 폐기…농심 ‘성난 눈물’

등록 2014-06-23 20:11수정 2014-06-23 22:02

가격, 작년의 25~53%에 불과
재배 12% 늘고 소비는 준 탓
농민들, 야적시위 등 집단행동
“비축·수매 늘리고 최저값 보장을”
양파값이 산지에서 1㎏에 300~400원까지 떨어지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양파 농사를 많이 짓는 전남 무안과 경남 창녕에서는 농민들이 트랙터로 양파밭을 송두리째 갈아엎거나, 도청 앞에 양파 포대를 쌓아놓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25년 동안 양파를 재배해온 농민 서진일(52·무안군 운남면 연리)씨는 23일 “다 자란 양파가 아까워도 현재 시세라면 수확하지 않고 차라리 밭에 폐기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서씨는 “양파 산지값이 완전 바닥이다. 지난 5월 3.3㎡(1평)당 5000원에 자율 폐기를 했는데 요즘 시세는 그보다도 못하다”고 한숨을 지었다. 양파는 3.3㎡당 20㎏ 안팎을 수확하고, 대개 20㎏들이 한 포대를 기준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농민 박안수(54·무안군 현경면 평산리)씨도 “양파 한 포대에 최저 1만원은 받아야 생산비라도 건질 수 있다”며 “종자대, 비료대, 인건비 등 생산비로 따지면 1㎏에 적어도 500원은 되어야 손해를 안 본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정부는 양파값을 시장에만 맡겨 양파 농민들을 해마다 고통 속에 몰아넣지 말고 공급과잉 물량 산지 폐기 등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집계한 양파 1㎏의 도맷값은 올해 4월 636원, 5월 617원, 6월 508원으로 하락 추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488원, 1725원, 947원에 견줘 25.5~53.6%에 불과한 수준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양파 재배면적이 평년 대비 11.8% 늘고, 생산량은 7.3% 증가한 148만7000t이다. 소비 부진이 겹쳐 1㎏의 도맷값은 평년보다 낮은 400~500원의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양파값이 폭락하자 농민들은 도청 앞에 양파를 쌓아놓은 채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광주전남연맹은 이날 전남도청 앞에 1t 트럭 11대에 싣고 온 양파 11t을 쌓았다. 전농 부산경남연맹은 지난 18일 경남 창녕군 도천면의 양파밭 1900㎡를 갈아엎었다. 19일엔 경남도청 들머리에 20㎏들이 1000포대 분량(20t)의 양파를 쌓았다.

농민들은 가격 안정을 위해 수매·비축 물량을 늘리고 운송비 지원, 긴급 수입제한 조처, 최저 예시가격 현실화, 농협의 수매가 담합 금지 등의 대책을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지자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경남도는 4월 수급 조절을 위해 양파밭 40만㎡를 이미 폐기했다. 합천군과 함양군은 대만(타이완)에 양파 24t씩을 수출했다. 합천군은 8월까지 인도·미국 등에 2400t을 더 수출하기로 했다. 전남도는 “비축수매 시기를 평년의 7월 하순에서 6월 하순으로 앞당기고, 수매량도 1만3000t(생산량의 1%)에서 7만5000t(생산량의 5%)으로 늘리고, 수매가를 400원 이상으로 책정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양파는 지난해 수확기 이후 수입한 물량이 없어 수입 제한은 필요 없다고 본다. 농협의 계약재배량을 지난해 6만t에서 올해는 28만t으로 대폭 늘려 가격 안정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안 창원/안관옥 최상원 기자, 김경무 선임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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