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소방본부 소속 헬기가 17일 오전 10시53분 광주시 광산구 수완동(고실마을) 부영아파트 옆 인도의 완충녹지대로 추락해 폭발했다. 이 연속 사진은 사고장소 인근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한 차량 블랙박스에 기록된 장면을 갈무리한 것이다. ‘와이티엔’(YTN) 화면 갈무리
소방헬기 추락 당시 상황
마지막까지 조종간 잡은 기장
아파트·학교에 추락 피하려 한 듯
목격자들 “상공에서 지상으로
대각선 방향 저공비행하다 추락”
아파트 옆 인도 완충녹지로 ‘쾅’
마지막까지 조종간 잡은 기장
아파트·학교에 추락 피하려 한 듯
목격자들 “상공에서 지상으로
대각선 방향 저공비행하다 추락”
아파트 옆 인도 완충녹지로 ‘쾅’
강원도소방본부 춘천 제1항공대 소속 정성철(52·소방경) 기장은 17일 오전 10시49분 광주공항을 이륙했다. 이 헬기엔 지난 14~16일, 전남 진도 세월호 참사 현장 수색작업을 도왔던 정 기장 등 5명이 탑승중이었다. 이들은 오전 8시47분께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진도 팽목항으로 가지 않고 본부에 복귀하기로 했다. 오전 10시25분께 구조대원 신영룡(42) 소방교는 ‘비 때문에 현장 순찰이 어렵다. 복귀하겠다’고 휴대전화로 보고했다.
하지만 헬기는 이륙 5분 만인 오전 10시54분 광주시 광산구 수완동(고실마을) 부영아파트 옆 인도의 완충녹지대로 추락했다. 꼬꾸라지듯 땅에 처박히며 폭발한 헬기는 꼬리와 동체 일부만 남기고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불에 탔다. 이 사고로 조종사 정 소방경과 부기장 박인돈(50) 소방위, 정비사 안병국(39) 소방장, 구조대원 신영룡 소방교, 구조대원 이은교(31) 소방사 등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버스 승강장에 서 있던 박아무개(18·고3)양은 헬기 파편에 맞아 왼쪽 팔다리에 1도 화상을 입었다. 양남희(54·식당 주인)씨는 “주방에서 일을 하는데 드릴로 뭔가를 ‘드르륵’ 뚫는 듯한 소리가 났다. 뒤쪽 상공에서 불꽃이 보였고, 몇 초 뒤에 ‘쾅’ 하는 소리가 난 뒤 폭발해 불이 활활 타올랐다”고 말했다.
도심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헬기 추락사고가 났지만, 대형 참사는 피했다. 헬기 추락 지점은 부영아파트 206동과 불과 15m 정도 떨어진 곳이다. 왕복 4차선 도로변 인도로, 주변에는 17~23층의 고층 아파트 6개 동이 들어서 있다. 성덕중학교 학생들은 ‘쾅’ 하는 소리에 놀라 복도로 뛰쳐나와 웅성거리는 등 한동안 불안에 떨어야 했다. 특히 추락 장소에서 30m밖에 떨어지지 않은 후관 건물 5층의 1학년 학생들은 창문 바깥으로 연기가 치솟아오르자 크게 동요하기도 했다. 박충하(62) 교장은 “처음에는 급식실에서 가스가 터진 줄 알았다. 세월호 사고로 잔뜩 긴장해 있던 터라 많이 놀랐지만, 피해가 없어서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했다.
헬기 조종사가 인명 피해를 줄이려고 건물이 없는 곳을 찾아 추락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광주광산경찰서 한 관계자는 “정황으로 보아 마지막 순간에 조종사가 조종간을 놓지 않고 아파트와 학교를 피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추락 헬기는 정해진 항로를 약간 벗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동진 전남소방항공대장도 “추락 뒤 2차 피해가 거의 없었다는 점으로 미뤄, 조종사가 위험지역을 회피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 기장은 1989년 육군 항공학교에 들어가 헬리콥터 조종사로 일하다가 육군 준위로 제대한 뒤, 2005년 12월부터 강원도소방본부에서 근무해온 베테랑 조종사다. 지금까지 총 비행시간은 5305시간으로, 강원도소방본부 소속 10명의 조종사 중 가장 많았다.
관제를 담당한 공군 제1전투비행단은 추락 시각 2분 전인 오전 10시52분 사고 헬기가 지상에서 700피트(210m) 아래로 저공 비행하자 관제사를 통해 3600피트로 상승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헬기는 기수를 올렸다가 곧바로 다시 700피트 아래로 저공 비행했고, 10시53분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강원도소방본부 제1항공대 소속 정비사 곽희봉(43)씨는 “제3차 세월호 수색 지원(7월2~6일)에서 복귀한 사고 헬기를 지난 7일 정비했는데, 당시 기체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광주/정대하 안관옥 기자, 춘천/박수혁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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