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지집·학교강당 등 한달간 대피
“정부가 노후아파트 대책 세워야”
“정부가 노후아파트 대책 세워야”
지하 기둥이 균열된 광주 ㅍ아파트에서 한 달 동안 안전진단이 이뤄진다.
광주시 북구청과 주민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4일 지하 공간에 설치된 기둥 12개 가운데 2개에서 철근이 드러나고 콘크리트가 떨어지는 등 균열과 진동이 발생한 탓에 주민들이 서둘러 대피한 ㅍ아파트 B동의 안전진단을 29일 의뢰했다. 안전진단 결과는 다음달 27일 나올 예정이다. 이에 따라 ㅍ아파트 주민들의 생활 불편이 한 달 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민 60가구 160여명 가운데 100여명은 친지 집에서, 60여명은 인근 초등학교 강당에서 임시로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아파트 출입이 통제되는 탓에 강당에서 잠을 자고, 옷을 갈아입기도 힘든 불편을 겪고 있다. 주민 추성길(50)씨는 “이틀에 한 번꼴로 집에 들어가 옷가지나 약품, 식품 따위를 꺼내 오고 있다. 여름 한 달을 어떻게 버틸지 눈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안전진단 결과가 나오면 주민들한테 보수할지, 철거할지, 재건축할지 등 의견을 묻겠다. 상당수가 다시 들어가 살라고 하면 어떡하나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이어 “시공사는 부도나고 관리사도 없는 상황이다. 30년이 지난 낡은 아파트가 도처에 많은 만큼 정부에서 미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33년 전인 1981년 10층으로 준공된 이 아파트는 구청의 구조물 심사에서는 ‘양호’인 B등급을 받았고, 입주자대표회의 안전점검에서도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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