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가 겸 무대미술가 이수은(43·가운데)씨
‘백투더 바흐’ 연출가 이수은씨
낯선 문화 수용에 대한 질문 던져
낯선 문화 수용에 대한 질문 던져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가 광주에 떨어졌다고 상상하면서 <백 투 더 바흐>라는 공연을 준비중입니다.”
독일연방문화재단이 후원하는 ‘더블패스 프로젝트’에 선정된 연출가 겸 무대미술가 이수은(43·가운데)씨는 요즘 바흐에 빠져 있다. 지금껏 독일에서 30여팀 정도 선정된 이 프로젝트는 공공기관과 예술가가 함께하는 작업이다.
그는 지난달 2주 동안 바로크 의상과 머리 모양을 한 독일인 무대미술·의상 전문가 유디트 필리프(오른쪽)가 ‘낯선 광주’를 만나는 장면을 영상에 담았다. 협력 아티스트인 필리프는 고증을 받아 바흐가 살았던 시대의 옷을 입고 당시의 가발을 썼다. 독일 안무가 일카 륌케도 함께 광주에 머물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베를린예술대학 무대미술과에서 공부한 이씨가 15년 동안 독일에서 머물며 인연을 맺은 이들이다.
필리프는 광주의 치과와 미장원, 광주천과 국립5·18민주묘지 등지를 찾았다. ‘광주의 바흐’는 서양과 달리 공짜 반찬이 많이 나오는 식당에서 반찬과 숟가락, 젓가락을 배열하면서 악상을 떠올렸다. 엘이디(LED) 광고판에 뜬 한국어를 보면서 음악적 멜로디를 찾았다.
이씨는 “바흐라는 예술가를 매개로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벗어났을 때 낯선 문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며 “새로운 세상에서 만난 그림이나 색, 빛, 리듬에 따라 다른 음악적 언어를 창작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에서는 바흐의 음악을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어요. 그런데 정작 독일에서는 바흐의 음악을 역사적 선입견 때문에 종교음악이라거나 클래식하게 생각하거든요.” 그는 “라이프치히에서는 ‘바흐의 음악이 중요한 것은 알지만 이미 지나간, 죽은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바흐가 성토마스 교회에서 25년 동안 오르간 연주자 겸 음악감독으로 일하면서 라이프치히가 얻은 ‘바흐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면 의외인 셈이다.
지난해 10월 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예술극장 피디로 일하면서 광주와 인연을 맺은 이씨는 내년 3월 말 2주 동안 라이프치히 극장에서 45분~1시간 정도의 복합공연 형식으로 이번 작업을 소개할 예정이다. “오케스트라가 아이패드를 이용해 바흐 음악을 연주하고 ‘광주에서 바흐를 보았다’는 것과 ‘라이프치히에서 바흐가 사라졌다’는 메시지가 담긴 영상 다큐멘터리를 함께 보여주는 것이지요.”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이수은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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