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 불법 없지만 여론 나빠”
원희룡 지사 ‘협치’ 새 시험대
원희룡 지사 ‘협치’ 새 시험대
취임 직후부터 ‘건축물 불법·특혜’ 논란에 휩싸였던 이지훈(53) 제주시장이 결국 취임 한달 만에 사퇴했다. 이 시장 발탁을 선거 때마다 이어지는 갈등을 끝내고 도민 대통합을 이루려는 새도정의 의지의 표현이자 출발점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던 원희룡 제주지사의 ‘협치’도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이 시장은 7일 낮 페이스북에 “(시민운동) 30여년 동안 힘들었지만 단 하나 지켜왔던 자존심과 명예가 조각나는 것을 목격하면서도, ‘제주가 바로 서는’ 기회가 저 때문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참고 버텨왔다. 그러나 감사위 발표 이후 급격히 나빠진 여론으로 더 이상 버티는 것이 원 도정의 발목잡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제주시장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제주도 감사위원회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8개 위법·부당한 사안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하고 “조사 결과를 세심히 읽어보면 제가 의도적으로 저지른 불법적인 사실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앞서 6일 오후 이 시장은 원 지사에게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그의 페이스북에는 시민운동의 경험을 시정에 펼쳐보지 못한 채 사퇴해 안타깝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이 시장의 사퇴로 원 지사가 내세우는 “민간과 행정이 협력해 도정을 운영하는 협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의 지지를 받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시민단체 대표는 “원 지사가 수십년간 이어진 기득권 세력들의 관행을 허물어뜨리지 않으면 새로운 정책을 펼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뜻을 펴지 못한 시민운동 선배인 이 시장의 사퇴는 아쉽지만 원 지사의 실험도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지역 언론은 지난달 8일 시민운동가 출신인 이 시장 취임 직후부터 그와 관련된 불법·특혜 의혹을 잇따라 보도했다. 이에 감사위는 특별조사를 벌인 결과 건축 불가능한 지역에 건축행위를 하는 등 8개항의 위법·부당 사실을 찾아내 공무원 7명에 대한 문책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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