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자원화-녹지화 대립 속
최경환-박원순 ‘티에프’ 합의
환경단체 “4대강 폐해 되풀이”
최경환-박원순 ‘티에프’ 합의
환경단체 “4대강 폐해 되풀이”
정부와 서울시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한강 개발’이라는 한배를 탔지만, 서로 다른 개발의 방향성을 이야기하고 있어 ‘동상이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2일 “한강을 어떻게 개발할지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한강의 생태성을 보전하는 원칙 아래서 정부와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조찬 회동에서 기재부 1차관과 서울시 행정2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한강 관광자원화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정부와 서울시가 한강 개발 마스터플랜을 함께 짜겠다는 것”이라며 “무엇을 하게 될지는 (티에프를) 열어봐야 안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서울시가 지금까지 밝혀온 한강에 대한 구상을 살펴보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한강 및 주변 지역 관광자원화 마스터플랜’에는 한강 유람선 선착장에 쇼핑·문화시설 설치 허용, 소형 선박을 활용한 레스토랑 도입 등이 포함돼 있다. 관광자원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자칫 한강 생태계를 위협하고 수질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박 시장 취임 뒤 ‘한강 자연성 복원’이라는 방향 아래 한강 활용 방안을 모색해 왔다. 예컨대 한강변에 숲을 확대하거나, 한강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올림픽도로 하부에 지하도로를 내는 구상 등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런 사업을 하려면 정부의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정부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시가 두루뭉술하게 한강 개발에 합의해준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올해 4월 서울시가 내놓은 ‘2030 한강 자연성 회복 기본계획’ 수립에 참여한 한강시민위원회는 서울시의 입장을 듣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한 상태다. 한강시민위원회 위원인 한봉호 서울시립대 교수는 “정부 정책과 서울시 구상 사이에 간극이 있어 보인다. 시설 중심의 관광 활성화인지, 한강의 자연성을 회복해 관광의 새 패러다임을 만들자고 하는 것인지 명확한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세걸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경제성을 앞세운 4대강 사업의 폐해를 이미 보지 않았나. 개발시대 담론이 부활하고 있는데, 서울시가 이런 위험성을 안고 갈 것인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정태우 기자 windage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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