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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척없는 해경 유착 수사…기소된 51명 공판은 이달 잇따라 열려

등록 2014-09-10 20:17수정 2014-09-11 09:24

세월호 검찰 수사
해경과 언딘 유착 의혹 수사집중
123정 해경들 기소 놓고 고심

세월호 재판
이준석 선장 등 심리 10월중 마무리
“선물 명단요?”

세월호 침몰 사고를 수사중인 광주지검 해경수사 전담팀(팀장 윤대진 형사2부장)은 지난 7월 초 구난업체 언딘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확보한 ‘선물 명단’과 관련해 “명절 때 건넨 의례적인 것으로, 문제 삼을 만한 것이 없다”고 10일 밝혔다. 이 선물 명단에는 해경 간부들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해경-한국해양구조협회-언딘으로 이어지는 유착 의혹을 캐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지만, 속도가 더딘 편이다. 검찰은 지난 2일 언딘에 독점적 권한을 주려 한 혐의로 최상환(53·치안정감) 해양경찰청 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해경 간부 3명도 이미 검찰 조사를 받았다. 광주지검 관계자는 “언딘 김윤상(47) 대표를 (참고인 자격으로) 몇차례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언딘은 세월호 사고 뒤 수색 과정에 참여했던 민간 구난업체다. 2012년 개정된 수난구조법엔 수난구호협력기관과 수난구호민간단체가 해경과 협조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수난구호협력기관으로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 한국해양구조협회의 부회장을 해경 경비안전국장과 언딘의 김 대표가 맡고 있다. 지난 7월 초 감사원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구조업체로 언딘이 선정되는 데 해경이 적극적으로 개입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해경과 언딘의 유착 의혹 수사는 수난구조를 민간업체에 위임한 것이 세월호 사고의 구조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밝힐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대한변호사협회 세월호 진상조사단장인 오영중 변호사는 “해수부 상황일지를 보면, 4월16일 오후 3시 보고서에 언딘이 인양업체로 선정됐다는 보고가 올라온다”며 “해경이 사고 당일 학생과 승객 구조보다 오히려 선체 인양에 방점을 두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든다. 그래서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광주지검 관계자는 “세월호 구조 과정에서 해경과 언딘 등이 유착했는지 등에 대한 의혹을 밝히는 것이 수사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김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수 있는 단계까지 수사가 진척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해경을 해체한다고 발표한 뒤 본격화한 해경의 부실구조에 대한 검찰 수사도 ‘어정쩡한 상태’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세월호 참사 당시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고도 세월호 안으로 진입해 승객들에게 탈출을 지시하지 않아 논란을 빚은 목포해경 123정 소속 해경들의 기소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123정 정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지 주목된다. 하지만 광주지검 관계자는 “해경 123정의 김아무개 정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 것이냐?”는 질문에 “123정이 아무것도 안 한 것도 아니고….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사례여서 어떤 법률적 잣대를 들이대야 하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변협 진상조사단은 “당시 (해경의) 구조가 왜 ‘하는 둥 마는 둥’ 이뤄졌는지가 밝혀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 관련자들의 재판도 광주지법과 목포지원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표 참조) 광주지법과 목포지원에 기소된 이들은 모두 51명이다. 재판은 지난 6월10일 처음 열린 뒤 화~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께까지 열리고 있다. 세월호 선원 15명은 사선 변호인을 구하기 힘들어 모두 국선 변호사가 담당하고 있다. 경기도 안산의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배려해, 사법사상 처음으로 수원지법 안산지원으로 영상을 통해 재판 과정을 생중계하고 있다.

이준석 선장 등에 대한 심리는 10월 중후반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선장 등 피고인들의 구속 만기(11월14일) 전에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관심은 선장 등 핵심 피고인 4명에 대한 살인죄 인정 여부다. 이준석 선장 등 선원들의 변호인들은 “(선원들은) 해경이 출동해 승객들이 구조될 줄 알았다”며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부인하고, 구조의 책임을 해경 쪽에 돌리고 있다.

구명장비 점검업체인 해양안전설비 전·현 임직원 4명은 29일 첫 공판이 열리고, 선박 안전검사 기관인 한국선급 검사원 1명에 대한 공판도 22일 시작된다. 청해진해운 관계자와 전·현직 공무원 등 8명에 대한 2차 공판도 15일 열린다. 피고인은 김한식 대표 등 청해진해운 관계자 4명, 인천항만청과 인천해경 전·현직 공무원 4명이다. 증선 인가 등의 과정에서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들도 대부분 금품수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오영중 변호사는 “세월호는 선령 20년이 지나 운항이 중단된 배를 들여와 운항하면서 국가보호장비로 지정돼 재난 때 난민 수송이나 안보를 위해 당연히 복원성이 중요한 문제였다. 그래서 증축의 안전성을 보지 않고는 국가장비로 지정이 될 수가 없었을 것”이라며 “세월호 불법 증개축 문제는 사고의 중요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월호 사고 당시 관제를 소홀히 한 혐의로 기소된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 소속 해경 13명에 대한 첫 공판도 29일 열린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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