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개정 따라 광주시 공모제 전환
단체들 “유예기간 없어 대책 못 세워”
단체들 “유예기간 없어 대책 못 세워”
내년부터 지방자치단체가 민간단체한테 법적 근거가 없으면 운영비 용도로 보조금을 지원할 수 없게 돼 일부 시민단체들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광역시는 지난 7월 말 안전행정부에서 ‘2015년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이라는 훈령을 통보받았다. 지난 5월 지방재정법이 개정되면서 보조금 지원 지침 등이 달라졌다. 이 훈령에 따르면, 먼저 명시적인 법적 근거가 없으면 지방보조금으로 민간단체의 운영비를 지원할 수 없고, 사업비만 지원할 수 있다.
광주시에서 사회단체보조금 형태로 총 10억여원을 지원받아온 비영리 민간단체 180여곳의 경우 당장 사업비 중단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광주시는 훈령에 따라 이들 단체에 대해서도 사업을 공모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시 자치행정과 쪽은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법’(2002년)을 근거로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된 단체에 대해 사업을 공모해 지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간단체 보조금 지원 방침이 바뀌면서 일부 시민단체들의 공익적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회복지단체나 공법단체 등은 개별법의 법적 근거에 따라 운영비가 지급될 수 있지만, 군소 시민사회단체들은 예산이 축소될 수 있다. 또 법적 근거가 있는 단체로 예산이 몰릴 수 있다. 시 예산담당관실과 각 실·과에서도 내년 예산에 민간단체 보조금 편성 문제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제교류센터는 내년부터 당장 운영비를 지원받지 못할 경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교류센터는 ‘광주광역시 국제화 촉진 및 국제협력에 관한 조례’에 따라 보조금 11억4900만원을 지원받았지만, 이번 지침 변경으로 건물 임대료(6200만원)는 지원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김민수(36) 간사는 “직원 13명과 인턴사원 6명이 빠듯하게 사무실을 꾸리고 있다. 회원들이 낸 월 650만원으로는 임대료조차 내기 힘들다”며 “지원 유예 기간도 없이 내년부터 곧바로 시행한다고 하니까 답답하다”고 말했다.
오월어머니집은 올해 사업비와 운영비 등으로 1억5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았으나, 운영비 지원이 끊길 수 있다. 광주시 인권평화협력관실 담당자는 “비영리단체들이 재정 형편이 넉넉지 않아 사업에 필요한 운영비를 사업비에 포함시켜주는 경우가 많다”며 “인권단체 등에 어떤 법령을 적용해 어떻게 운영비를 지원해야 할지 지침을 받아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석 행의정감시연대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시민단체에선 공공활동을 위한 프로젝트에 인건비 등을 책정해 ‘사람’을 키울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해왔다”며 “기본 운영비는 자체 조달하라는 취지지만, 유예 기간 없이 내년 예산편성 때부터 이런 방침이 반영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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