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오늘 항의 기자회견
“학교 이사장 탄원서 서명 안하고
전교조 활동해 일상적 탄압받아
이번도 학생에게 거짓 증언 강요”
“학교 이사장 탄원서 서명 안하고
전교조 활동해 일상적 탄압받아
이번도 학생에게 거짓 증언 강요”
목포 덕인학원이 “특정반에 시험 정보를 알려줬다”는 이유로 교사를 해임하자 교육단체들이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부당한 징계”라며 반발하고 있다.
덕인학원은 지난달 말 징계위원회를 열어 덕인고 수학 교사 김혜심(51)씨가 국가공무원법의 성실 의무와 비밀 엄수 조항을 지키지 않았다며 해임을 의결했다. 덕인학원은 “1학기 기말고사를 본 지난 7월3일 한 학부모가 목포교육청을 통해 ‘김 교사가 특정반에 시험문제를 알려줬다’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 때문에 수학 과목의 채점을 미루고 나흘 뒤 재시험을 치르게 한 책임을 물어 징계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문정현 덕인고 교감은 “학생들의 진술로 (정보 유출) 사실을 확인했다. 나중에 수작업으로 채점을 해봤더니 유의미한 차이가 나왔다. 재시험을 보지 않았다면 문제가 훨씬 복잡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 전남지부와 전남교육희망연대 등은 지난 1일 ‘김혜심 선생님 부당징계 철회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부당한 해임”에 반발하고 있다. 대책위는 7일 오후 1시 덕인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징계를 철회할 때까지 항의방문과 천막농성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로 했다. 또 장만채 전남교육감을 면담해 징계의 부당성을 알리는 등 방법으로 덕인학원의 교권 탄압에 맞선다는 방침이다.
대책위 쪽은 “김 교사가 전교조 결성 당시 주도적으로 활동했고, 재단 이사장이 비리로 재판을 받을 때 탄원서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상적인 탄압을 받아왔다. 이번에도 학생들에게 징계를 위한 증언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책위는 이 학교에서 다른 한 교사가 나눠줬던 인쇄물에서 시험문제를 출제했다가 재시험을 치렀는데도 불문에 부쳤고 학생의 답안지를 고쳐 점수를 높여주려다 적발된 또 다른 교사도 견책만 받았던 이전의 징계에 비춰 볼 때 김 교사의 해임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 교사는 해임 이후 “양심에 비춰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며 출근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교육부 소청심사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예정이다. 김 교사는 “3학년 자연계의 수학 과목은 4단계로 수준별 수업이 이뤄진다. 이 가운데 3단계 학생들의 학습의욕을 높이기 위해 교재의 출제 범위 안에 있는 문제 69쪽 중 출제 빈도가 높은 30쪽가량을 주의깊게 풀어보라고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2년 동안 세차례 명예퇴직을 종용받았고, 이 일이 터진 뒤에는 법인 실세에게 빌라거나 권고사직을 하라는 얘기를 수차례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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