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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허재호 황제노역’ 입 닫은 국감

등록 2014-10-20 22:42

광주지법·지검 국정감사서
의원들 관련 질의 거의 안해
피해자들 실망감 드러내
광주지법과 광주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사회적 파장이 컸던 허재호(72) 전 대주그룹 회장의 일당 5억원 ‘황제노역’과 관련해 질의를 거의 하지 않아 ‘솜방망이 국감’에 그쳤다.

20일 광주지법과 광주지검 등에 대한 국감에서 애초 주된 현안으로 세월호 참사와 허 전 회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꼽혔다. 위원들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수사나 재판에는 질문을 쏟아냈지만, 황제노역에 대해선 침묵했다. 이날 국감에서 위원 8명 중 이한성 새누리당 의원만 황제노역을 아주 가볍게 건드렸을 뿐이다. 이 의원은 광주지법 국감에서 “지역에선 두 다리만 걸치면 친구, 친척 사이로 학연·지연으로 얽힌다”고 지적한 뒤, 광주지검 국감에서 “노역 일당 5억원 판결과 관련해 장병우 광주지법원장이 사표를 냈는데, 이는 검찰이 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아 동조한 측면이 있다. 검찰과 법원 모두 양형기준을 제대로 적용하라”고 주문했을 뿐이다.

나머지 위원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황제노역 관련 질의를 하지 않았다. 500억원 탈세와 100억원 횡령 혐의로 기소된 허 전 회장에게 2010년 광주고법 항소심 재판부 재판장이던 장 전 원장이 벌금을 1심의 절반인 250억원으로 줄여주고, 노역 일당을 두배인 5억원로 올리면서 황제노역 논란이 시작됐다는 것 자체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들은 검찰의 지지부진한 수사 행태도 문제 삼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3월26일 허 전 회장의 노역을 중단하고 벌금을 강제환수하기로 결정한 지 6개월여가 지났지만, 국외재산 도피 의혹 등을 밝혀내지 못했다. 허 전 회장이 조세포탈로 부과된 벌금 254억원 중 남은 벌금 224억원을 완납하기까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나마 지난 3월 황제노역 파문이 일자 검찰이 수사에 착수해 허 전 회장을 협박해 5억원을 뜯어낸 혐의(공갈)로 구속한 백아무개(63)씨에게는 최근 무죄가 선고됐다.

국감장에서 황제노역이 거론되기를 기대했던 피해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주건설 쪽에 21억원의 공사대금을 떼였다며 검찰에 진정서를 냈던 ㅈ씨는 “또 누가 미리 손을 써버렸구먼…”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국감 현장을 지켜본 김혜령 법률소비자연맹 국감모니터링 봉사자는 “처음부터 살살 질의하기로 한 것처럼 느껴졌다. 국감장이 너무 화기애애했다”고 꼬집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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