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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센인 ‘강제 낙태·단종 피해’…항소심도 국가배상 책임 인정

등록 2014-10-22 19:52수정 2014-10-22 23:04

광주고법, 1심 취지 유지
과거 국가로부터 강제로 정관절제수술(단종)과 임신중절수술(낙태)을 받았던 한센인들에게 국가의 배상 책임이 있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광주고법 민사2부(재판장 서태환)는 22일 한센병에 걸렸다가 완치된 한센인 회복자 강아무개(78)씨 등 19명이 “단종·낙태를 당해 고통을 겪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와 피고 양쪽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한센인에게 자행된 반인륜적 인권침해 행위에 대해 국가의 배상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했던 1심 판결의 취지가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앞서 광주지법 순천지원 민사2부(재판장 유영근)는 지난 4월 정관절제수술을 받은 강씨 등 9명은 3000만원씩, 임신중절수술을 받은 양아무개(71)씨 등 10명에게는 4000만원씩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1심 판결이 나온 뒤 강씨 등 한센인 피해자들은 “피해 인정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정부는 “한센인들에 대한 단종과 낙태는 동의하에 이뤄진 것으로 강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와 피고 모두 항소했다.

강씨 등은 정부가 지난해 7월 6400여명을 한센인 피해자로 인정하고도 국가 배상을 외면하자, 국가를 상대로 1명당 위자료 1억원씩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판결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계류 중인 다른 한센인 600여명의 소송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센인권변호단, 한국한센총연합회, 소록도 자치회 등은 이날 “강제 단종, 낙태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정당한 배상을 위한 첫 항소심 판결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한센인 단종수술 등은 1948년부터 전남 소록도, 인천 성혜원, 익산 소생원, 칠곡 애생원, 부산 용호농원, 안동 성좌원 등 국립요양소와 정착촌 등지에서 재개돼 1980년대까지 계속됐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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