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발전연구원 ‘나무 정거장’ 제안
임야 계약·벌채뒤 잔가지 등 활용
임야 계약·벌채뒤 잔가지 등 활용
도시에 견줘 값비싼 화석연료에 더 의존하는 농촌 지역을 위해 산림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충남발전연구원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박춘섭 책임연구원은 30일 낸 충남리포트에서 “높은 에너지 비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는 농촌마을에서 소규모·분산적인 에너지 생산과 소비 시스템 구축, 에너지 전환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충남에서는 산림바이오매스가 활용도가 높은 자원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산림바이오매스는 지역에 있는 임목의 전체를 가리키는 개념이다.
2011년 기준 농촌 가구의 월평균 연료비는 11만3712원으로 도시 가구(10만6637원)보다 7000원가량이나 높다. 도시 지역의 도시가스 사용 비율이 42.2%인 데 견줘 농촌은 도시가스보다 비싼 등유(23.5%)나 엘피지(LPG·13.1%)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또 주택 형태별로 볼 때 집단에너지 비중이 높은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연료비가 더 드는 단독주택이 농촌 지역에 훨씬 많은 탓도 크다.
이런 현실을 고려해 박 연구원은 일본의 나무정거장 프로젝트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일본 고치현에서 활동하는 엔피오(NPO)산림구원대의 방식을 본뜬 것으로, 산림 소유자와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팀이 지역 소규모 임야와 계약을 맺은 뒤 벌채를 하는 방식이다. 상업적인 수익을 내려고 벌채하는 과정에서 흔히 버려지는 임지잔재(원목·나무뿌리·잔가지 따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산림바이오매스를 이용한 발전시설과 임지잔재 운반시스템을 접목해, 지역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지역민들이 소득까지 올릴 수 있어 일본의 기초지방자치단체 56곳에서 나무정거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나아가 임지잔재 대금을 지역민들에게 지역화폐로 지급하고 지역민들은 이를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된다.
박 연구원은 “실제 사업이 추진되면 산림 소유자에게 매력적인 사업 제시가 가능하고 마을 부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소득 보장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도시민들의 정착 가능성도 높여 농촌마을이 줄어들거나 고령화되는 것을 극복하는 중요 기재로 역할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