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광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고 양태옥 선생 추모제 및 내드름 정기공연의 마지막 순서인 강강술래가 끝난 뒤 관객들이 무대 위로 나와 공연자들과 어우러져 춤을 추고 있다.
주부·교사·간호사 등 모인 ‘내드름’
25년째 진도북놀이 보존 앞장
7년째 해마다 정기공연으로 선봬
25년째 진도북놀이 보존 앞장
7년째 해마다 정기공연으로 선봬
진도북(춤)놀이보존회 ‘내드름’ 대표인 박병주(62·진흥고 역사 교사)씨는 1985년 풍물 강사를 수소문했다. 당시 “학생들이 국악을 배우고 싶다”고 했지만 배울 곳이 마땅치 않았다. 박 대표는 광주 산수동에 유명한 국악 선생님이 사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흘 동안 그 일대를 헤맸다. 그러다가 허름한 집에서 북소리가 들려와 문을 열고 들어갔다. 진도 출신의 명인 운제 양태옥(1921~2003) 선생님과의 첫 만남이었다. 학생들과 함께 진도북(춤)놀이를 배우기 시작한 박 대표는 “쌍채로 북을 치면서 장단과 가락에 맞춰 춤사위도 곁들이는 진도북(춤)놀이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진도북(춤)놀이의 대중화와 스승의 예술세계를 잇기 위해 해마다 정기공연을 올리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광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7회 내드름 정기공연’의 1부는 스승의 추모공연으로 진도씻김굿과 진도북놀이 공연이 이어졌다. 박 대표는 “진도북놀이 세 유파 가운데 양태옥류는 발놀림이나 가락이 남성적이면서 여성스럽고, 신청 전통예인의 맥을 이어 세련됐다”고 말했다.
2부는 박 대표한테 진도북(춤)놀이를 전수받은 ‘아마추어 북꾼’들의 무대였다. 박 대표는 진도북(춤)놀이(전남도무형문화제 제18호)의 이수자이다. 화순전남대병원 수간호사들이 참여하는 ‘온고매’ 팀은 승무 가운데 북가락만 뽑아 짠 공연을 선보였다. 정수정(52)씨는 “2010년 1월부터 진도북(춤)놀이를 배운 뒤 생활에 활력소가 되고 있고, 우리 장단을 알게 돼 국악에 마음이 끌린다”고 말했다. ‘앉은반 설장고’ 공연에 참여한 이기갑(59) 목포대 교수(국문과)는 “남북 방언 공동 조사 사업 때문에 중국에서 북한 학자들을 만나면서 우리 문화에 대한 무지가 부끄러웠다. 4년 전 북놀이를 배우기 시작해 재미를 붙였는데, 가락 외우기가 만만치 않다”며 웃었다.
올해로 창립 25년째인 내드름은 주부, 공무원, 교사 등 60여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고, 600여명이 국악강좌를 거쳐갔다. 연습실은 광주의 한 아파트 관리실 지하 66㎡(20평) 남짓한 공간이 전부지만, 저녁이면 북놀이와 장구, 꽹과리를 배우려는 시민들로 북적인다. 박 대표는 “시민들이 (문화를) 알아야 스스로 즐길 수 있다. (내년에 아시아문화전당이 개관하지만) 시민들의 문화 마인드를 키우지 않고, 껍데기만 세운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062)529-2466.
글·사진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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