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 ‘기념재단’ 연구부장
“문화재 12곳 중 우금티 등만
동학혁명이 지정 사유…
유적지 제대로 보존 못해”
“문화재 12곳 중 우금티 등만
동학혁명이 지정 사유…
유적지 제대로 보존 못해”
갑오동학농민혁명(1894)이 일어난 지 120년이 되도록 유적지에 대한 조사와 홍보, 문화재 지정 따위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병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연구조사부장이 10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갑오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 충남 동학농민혁명 학술 세미나’에서 내놓은 발표문을 보면, 충남 지역에서 동학과 관련된 유적은 40곳에 이르지만 이 가운데 동학농민혁명이 지정 사유인 문화재는 단 2곳에 그쳤다. 충남 지역은 전라도 못지않게 동학농민군의 활동이 활발했고 격전지가 많은 곳이다. 이 부장은 “충남은 거의 모든 지역이 동학농민혁명의 격전지이자 유적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러한 유적지가 남아 있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유적지가 제대로 관리·보존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조사한 결과 충남의 동학 유적지 40곳 가운데 문화재로 지정된 경우는 12곳이다.(표) 하지만 이 가운데 지정 사유가 동학농민혁명인 것은 공주 우금티 전적지와 향토유적인 공주 송장배미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장은 공주 집회 터나 당진 승전곡 전투지, 예산 예포대도소 터, 태안 방갈리 기포지와 교장바위 등이 추가로 문화재 지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적지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위해서다.
유적지를 활용하기 위한 여러 방안도 나왔다. 몇몇 지역을 빼면 유적지에 변변한 안내 표지판 하나 없는 곳이 많은 점을 고려해 유적지의 중요도를 정한 뒤 하루빨리 안내판·표지석부터 세울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충남을 중심으로 한 학술연구, 내포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의 이른 건립, 공주·서산·태안·예산 등의 답사 프로그램 개발 등이 제안됐다. 이 부장은 “충남에 매우 많은 동학농민혁명 유적지가 있음을 인식해 문화재로 지정하는 등 체계적인 보존 관리 대책을 마련하고 향후 이를 기반으로 관광자원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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