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뉴타운 구역의 좁은 골목길과 계남근린공원 주변길을 걸으며 어린이 통학길 안전을 점검해보는 ‘아동 안전 걷기대회’가 지난 8일 시민 4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양천구 제공
지난 8일 서울 양천구 신정네거리 분수광장. 시민 400여명이 참가한 ‘아동 안전 걷기대회’가 한창이었다. 시민들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뉴타운 구역의 좁은 골목길을 걸었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과 함께 온 강아무개(44)씨는 “빈집이 많은 구역은 적막해서 어른들도 걷기에 불안한 느낌이 든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대책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신월종합사회복지관이 호루라기 봉사단, 자전거안전지킴이 봉사단, 녹색어머니연합회, 유앤아이(YOU&I)청소년봉사단, 119신정의용소방대 등과 함께 열었다. ‘뉴타운 후유증’을 조금이라도 함께 치유해보자는 취지로 지역 단체들이 손을 잡았다.
이 지역은 바로 옆 동네인 목동과 달리, 김포공항을 오가는 비행기 소음이 심하고 개발이 안 된 곳이다. ‘뉴타운 바람’이 불 때 신월2·6동, 신정3동을 중심으로 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9곳 가운데 아파트를 지어 분양까지 진행된 곳은 2곳뿐이다. 나머지 7곳에는 출입을 제한하는 ‘노란 딱지’가 붙은 빈집과 빈 상가가 적지 않다. 주민들의 갈등으로 개발이 제자리걸음인 채 몇몇 구역은 슬럼화 조짐까지 나타났다. 인적이 드물어지면서 주변 10여개의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의 통학길이 불안해졌다. 공사가 진행되는 곳에서도 덤프트럭이 좁은 골목길을 오가며 아이들의 보행권을 위협했다.
신월종합사회복지관은 아이들의 통학 안전을 위해 팔을 걷고 ‘마을 안전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올여름 청소년 30여명이 참여해 ‘안전마을지도’를 만들었다. 아이들은 모둠을 이뤄 지역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마을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를 찾아 지도에 기록했다. 아이들이 만든 지도엔 이 지역 학교와 치안센터, 비상대피시설은 물론 빈집 밀집지역, 쓰레기 무단투기 장소, 옹벽 주의 장소 등이 꼼꼼하게 적혀 있다. 노인들이 등하굣길 아이들을 돌보는 ‘워킹스쿨버스’도 운영하고 있다.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등하굣길 아이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하자는 취지다.
김동호 신월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은 “교통사고로 다치는 아이들을 한 명이라도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통학로 안전 확보에 나서게 됐고, 뉴타운 지정 뒤 정체된 구역에서 빈집이 느는 등 아이들의 통학길이 위험해지는 걸 보면서 어린이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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