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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실종자 가족들, 팽목항으로 ‘눈물의 이주’

등록 2014-11-20 17:54수정 2014-11-20 18:25

대책본부 해체 따라 오늘 진도체육관 떠나
자원봉사자들도 대부분 떠나 적막감 더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가 11월18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범정부사고대책본부(범대본)의 팽목항 철수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세월호 참사 수습을 위해 꾸려진 범대본은 이날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주재로 마지막 회의를 한 뒤 자정을 기해 해체됐다. 진도/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가 11월18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범정부사고대책본부(범대본)의 팽목항 철수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세월호 참사 수습을 위해 꾸려진 범대본은 이날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주재로 마지막 회의를 한 뒤 자정을 기해 해체됐다. 진도/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세월호 침몰사고 범정부사고대책본부(범대본)가 해체되면서 실종자 가족들이 20일 그동안 머물던 진도체육관을 비우고 팽목항으로 옮겼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오후 4시 진도체육관 마루에 있던 의류와 침구를 챙겨 팽목항의 임시 거처인 조립식 주택으로 ‘눈물의 이주’를 했다. 가족들은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들마저 떠난 상황이어서 당장 식사를 손수 해결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렸다. 앞서 가족들은 지난 18일 범대본이 해체되자 “정부가 국가에 맡겨진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며 “마지막 실종자를 찾을 때까지 팽목항에서 기다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가족들과 고락을 같이했던 자원봉사자들도 수색이 중단되고 범대본이 해체되자 하나둘 떠나 체육관 주변은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코오롱사회봉사단 단원들은 19일 가족들한테 목도리와 장갑을 전달하며 릴레이 봉사를 아쉽게 마감했다. 팽목항에서 배식과 세탁, 청소 등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아 가족들한테 큰힘을 주었던 자원봉사단체들도 대부분 돌아갔다. 진도 현지에서 7개월 동안 봉사활동에 참여한 이들은 5만145명으로 진도군민의 1.5배가 넘는다.

최장기 봉사자인 장길환(50·진도군 의신면 돈지리)씨는 이날도 가족들 곁에서 묵묵히 짐을 쌌다. 그는 참사 첫날부터 지금까지 체육관을 지키며 가족들을 보살폈다. 지난 6월 말엔 과로로 쓰러져 일주일 동안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곧바로 돌아온 그를 가족들은 ‘자원봉사팀장’이라고 부르며 가족처럼 살갑게 대했다. 그는 “쫓겨나듯이 떠나는 가족들의 심정이 오죽 하겠느냐”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가족들이 내가 없으면 불안해 하기 때문에 차마 집에 간다고 할 수가 없었다”며 “마지막 가족이 진도를 떠나는 날까지 가족들의 곁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사회가 갑자기 관심을 끊으면 가족들이 충격을 받는다. 지친 육신으로 겨우 고통을 견디고 있는 이들한테 최소한의 지원은 해야만 한다”고 당부했다.

진도군은 일단 28일까지 팽목항의 시설들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날은 정부가 ‘세월호 인양을 위한 정부-가족간 협의회’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한 기한이다. 현재 팽목항에는 조립식 주택 11동과 컨테이너 등 임시시설이 일부 남아 있다. 범대본이 해체되면서 가족 지원은 진도군과 안산시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진도군은 지난 8월부터 2년 기한으로 10명이 근무하는 세월호사고수습지원과를 운영하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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