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백일’초, 교명 고치기로
서구청도 도로 등 지명 교체
서구청도 도로 등 지명 교체
친일인사 김백일의 이름을 딴 학교·도로·공원의 이름이 조만간 바뀔 것으로 보인다.
광주백일초등학교는 27일 “교명이 친일인사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교사와 학생 등이 모두 놀랐다. 절차를 거쳐 학교 이름을 고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혜영 교장은 “1000여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물었더니 ‘이름을 바꾸어야 한다’는 쪽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달라진 교명은 2016학년도부터는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서구도 26일 택지·도로·공원 등에 붙은 ‘백일’이라는 지명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서구는 451가구 1216명이 거주하는 백일로 주민의 동의를 받고 광주시의회의 승인을 거치는 데 4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등 시민단체들도 성명을 통해 “친일 반민족행위자의 이름을 딴 학교·도로·공원의 이름을 즉각 변경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친일파의 이름이 붙은 주소지에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을 세웠다니 독립유공자들께 한없이 부끄럽고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지명의 친일 논란은 지난해 12월 서구 화정4동이 발간한 동지에 “백일로가 김백일 장군의 이름을 딴 백일사격장에서 유래했다”고 밝히면서 비롯됐다.
김백일(김찬규·1917~1951)은 ‘친일인사’이자 ‘호국군인’이라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 그는 육군보병학교 초대 교장을 지냈고, 6·25 때는 1군단장으로 참전했다 비행기 사고로 숨져 중장으로 추서됐다. 하지만 일제의 괴뢰국인 만주국 간도특설대 상위(대위)로 중국 동북지방의 독립군을 토벌하는 데 앞장섰다는 전력이 드러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가 선정한 친일인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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