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그만두는 사람한테 상의하겠어요?”
광주시 자살예방센터 센터장 ㅂ(대학 정신의학과 교수)씨는 11일 “임기가 끝나는 입장에서 인터뷰하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일 시 보건건강국 계장한테서 ‘이달 말로 자살예방센터가 없어지면서 센터장 임기도 끝난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ㅂ센터장은 앞서 시 누리집 공고를 보고 이런 사실을 알고 내심 서운했다. 시가 사전에 단 한마디 설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시범사업으로 진행해온 자살예방센터(2개팀 18명)는 1개팀(10명)으로 줄어 광역정신보건센터에 통합된다. ㅂ센터장은 “지난해 광주시의 자살률이 광역시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해 다행이다. 그런데 독립돼 있던 자살예방센터를 갑자기 줄인다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시 보건건강국 담당 계장은 지난 9일 강용주 광주트라우마센터장을 만나 센터장 재공모 방침을 통보했다. 그리고 강 센터장에게 “재공모하면 센터장에 응모할 것이냐?”고 물었다. 물론 시가 1년 임기를 재위촉 행태로 보장해온 트라우마센터장을 재공모하려는 것은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 더 좋은 적임자를 모셔올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가 지난해 12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증액·편성된 ‘광주트라우마센터 건립비’ 30억원을 보건복지부에 교부 신청하는 문제를 두고 강 센터장과 의견차가 컸던 터라 오해를 살 수 있었다.
사실 시의 이런 태도는 강 센터장에 대한 ‘사퇴 압박’으로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2010년 10월 트라우마센터 개설을 앞두고 시가 서울에서 의사로 일하면서 고문 생존자 치유 활동을 해온 강 센터장을 찾아가 응모하도록 적극 권유했던 사실을 떠올리는 사람들에겐 헛웃음이 나올 수 있다. 시는 강 센터장이 “센터장을 재공모하면 응모하지 않겠다”고 답변한 지 이틀 만인 지난 10일 “트라우마센터는 현행대로 갈 것”이라고 밝히는 등 ‘오락가락’했다.
비정규직 신분으로 5·18 생존자들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광주트라우마센터 직원들도 허탈해하고 있다. 한 직원은 “새 센터장을 뽑아 직원들도 다시 뽑겠다고 했다더라. 시가 인간적 고려 없이 행정편의주의적으로 일하더라”고 말했다. 5·18 단체 한 임원은 “공무원들이 시민들의 건강이나 트라우마 치유보다는 ‘센터 길들이기’ 등 갑질에만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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