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타잔 박흥숙 씨의 생전 모습.
1980년 사형 때 옥중 인연 ‘5·18구속부상자회’ 회원들 나서
“거대한 폭력에 희생된 ‘무등산 타잔 박흥숙’의 넋을 위로하고, 그 사건을 객관적으로 보자는 의미지요.”
5·18구속부상자회 회원 조봉훈(62)씨는 21일 “박흥숙과 광주교도소에서 3개월 정도 함께 지냈던 인연 때문에 꼭 한번 진혼제를 열어주고 싶어 오월어머니집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1977년 4월 유신독재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낭독한 혐의로 수감돼 독방에서 지내던 중 옆방에 들어온 박흥숙과 암호로 대화를 나눴다. 박흥숙은 4월20일 광주 증심사 계곡 덕산골에서 구청 철거반원 4명을 죽이고 1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박흥숙은 무술 유단자 등이 포함된 철거반원들을 제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무등산 타잔’으로 불렸다. 조씨는 “산으로 내몰린 빈민들의 집을 무허가란 이유로 불로 태워버리자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저지른 사건이었다”며 “박흥숙은 매우 유순했다. 그가 사법고시 1차 시험에 합격했고, 공부하기 위해 혼자서 무술수련을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박씨의 진혼제는 23일 오전 11시 광주시 양림동 오월어머니집(관장 이명자)에서 열린다. 80년 사형이 집행된 지 34년 만이다. 이날 진혼제에선 박씨뿐 아니라 당시 희생된 철거반원들의 넋들도 함께 위로한다. 진혼제에선 5·18구속자동지회 회원이자 시인인 박몽구씨의 추모시 ‘진혼가-고 박흥숙 형 34주기 아침에’가 낭독된다. 박씨의 동생으로 80년 5·18민중항쟁 때 주먹밥을 제공했던 박정자(57)씨도 참석한다.
특히 77년 <월간 대화>(8월호)에 실린 ‘무등산 타잔 박흥숙 사건’의 실제 집필자인 5·18구속부상자회 회원 김상집(58)씨가 이 사건의 의미를 조명한다. “우리는 박흥숙이 당시 십자가를 진 것이라고 보았지요.”
김씨는 그해 6월 ‘대화’를 발간하던 크리스찬아카데미쪽의 연락을 받은 이양현씨의 제안으로 임영희(58)·김은경(58)씨와 함께 박흥숙의 일기장 8권을 읽고 증언을 들어가며 왜곡 보도됐던 사건의 진실을 추적했다. 그는 “박흥숙 사건을 독재정권 말기에 나타나는 민란으로 볼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지만, 철거민들이 입을 다물어 진상을 규명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80년 5월 군에서 제대한 뒤 5·18민중항쟁의 격랑에 휩쓸려 10월말 광주교도소에 수감됐고, 그곳에서 같은 해 12월 24일 박흥숙의 사형집행 소식을 듣기도 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최성욱 다큐감독 제공
5·18구속부상자회 회원 조봉훈씨
5·18구속부상자회 회원이자, 77년 <월간 대화>(8월호)에 실린 ‘무등산 타잔 박흥숙 사건’의 실제 집필자인 김상집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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