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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상암 DMC 청소노동자의 ‘고용 불안’

등록 2014-12-29 22:21

“하청업체 바뀌어 어떻게 될지…”
시-산업진흥원 위탁 3중 체계 탓
진흥원 청소노동자는 직접 고용
“원청업체 진흥원이 나서 풀어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안 첨단산업센터 건물에서 청소 일을 하는 김아무개(54)씨는 “내년 봄이 불안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인 서울산업진흥원(SBA)으로부터 용역을 받아 이 건물을 관리해온 하청업체가 내년 3월 바뀌기 때문이다. 김씨는 7년째 건물 청소를 하면서 2년마다 ‘신입사원’이 됐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될지 자신이 없다.

“서울산업진흥원이 하청업체가 바뀌어도 고용 승계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요. 구두로 한 약속인데다, ‘업체가 바뀌면 노조원들부터 잘릴 것’이라는 소문도 들립니다.”

김씨와 같은 처지의 노동자들은 지난 7월 노조(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첨단산업센터 분회)를 만들었다. 건물 청소와 경비, 시설관리 일을 하는 79명 가운데 27명이 가입했다. 청소 노동자들은 38명 가운데 20명이 참여해 가입 비율이 가장 높다. 첨단산업센터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받다가 하청업체와 월 13만원씩 임금을 올리는 데 합의했다. 내년 설부터는 10만원의 명절 상여금도 받을 참이다.

그러나 고용 불안은 여전히 첨단산업센터 노동자들을 옥죄고 있다. 서울시(건물 소유주)-서울산업진흥원(건물 위탁관리)-하청업체라는 3중의 고용체계 탓이다. 이곳뿐 아니라, 산학협력센터와 디엠시 홍보관 등 서울시가 소유하고 서울산업진흥원이 관리하는 건물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모두 같은 처지다.

반면, 첨단산업센터에서 600여m 떨어진 서울산업진흥원 본사 건물을 청소하는 노동자 20여명은 지난해 초 직접고용으로 전환됐다. 서울시가 2년 전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을 내놓으면서, 시 본청과 사업소, 투자출연기관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직접고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천명이 넘는 민간위탁업체 노동자들은 제외됐다. 똑같은 서울시 소유 디엠시 건물에서 똑같은 일을 하는 김씨에게는 희망사항일 뿐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의 김민철 조직차장은 “건물을 청소하고 관리하는 일에 이중 삼중의 하청을 줘서 사회적 논란을 키울 이유가 없다. 원청인 서울산업진흥원이 직접 고용하면 모두 풀릴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산업진흥원은 “서울시의 위탁 업무가 언제 바뀔지 모른다”며 난색을 표했다.

정태우 기자 windage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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