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묘지 인근 담양에 3층 규모
오종렬씨 민주화보상금이 ‘밑돌’
건설재능 기부·모금으로 쌓아올려
오종렬씨 민주화보상금이 ‘밑돌’
건설재능 기부·모금으로 쌓아올려
오는 3월 민주인사들의 보금자리가 될 5·18민족통일학교가 문을 연다.
5·18민족통일학교 추진위원회는 12일 “5·18민중항쟁 35돌을 앞둔 3월 국립 5·18민주묘지 부근에 강좌와 연수, 휴식과 충전이 가능한 학교를 열겠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지난해 7월 지상 3층, 연면적 495㎡ 규모의 건물 공사를 착공해 골조공사를 마쳤고, 사무실·연수실·강당·식당 등 내부 시설을 단장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학교는 지난해 5월 백기완·백낙청·함세웅·이창복·배은심 등 민주인사들이 공동으로 설립을 제안하면서 추진됐다. 이들은 ‘위기의 시대’를 돌파하기 위해 5월 정신 계승과 평화적인 민족통일 사업을 펼칠 공간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어 5·18민주묘지에서 직선으로 2㎞, 차량으로 5분 거리인 전남 담양군 고서면 주산리 터 3000㎡를 확보했다. 취지를 전해들은 건설부문 노동자 400여명(연 인원)도 설계에서 토공·조적·목공·배관을 거쳐 마감 작업까지 재능 기부 형태로 힘을 보탰다. 오는 3월이면 민주인사들이 5·18둘레길 순례, 노조·단체 수련, 민중문화 전승 등에 활용할 보금자리가 완공된다.
설립 작업은 오종렬(76) 한국진보연대 총회 의장이 민주화운동보상금을 기꺼이 내놓아 토지를 매입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그는 “교사이던 80년 학생·시민을 지키지 못해 늘 죄책감을 갖고 살아왔다. 죗값을 조금이라도 갚기 위해 5월의 정신을 민중이 배우고 행하는 학교를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그의 뜻이 전해지자 벽돌 한 장이라도 쌓겠다는 후원자가 줄을 이었다. 건립비 7억원 가운데 4억원이 이미 모였고, 1억원은 약정된 상황이다. 지난달 12일 열린 광주의 후원모임에선 한꺼번에 8000만원이 모이기도 했다. 나머지 2억원은 권역별 후원행사나 민주인사 사발통문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추진위 최정진(40) 사무처장은 “설립 형태와 운영 방식은 논의중이다. 비영리 공익법인을 만들고, 300여명 정도의 후원인이나 조합원을 조직해 자립적이고 자율적으로 활동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문의 010-4624-2159.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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