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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보성 득량미곡처리장, 저울 속였나

등록 2015-02-24 20:38수정 2015-02-27 23:04

지난해말 수매벼 무게 덜 나오자
농민 항의 잇따라 일부 보상해줘
일부선 ‘고의로 저울 조작’ 의혹제기
“구멍이 뚫려서 나락이 흘렀으면 역산해서 돈을 돌려줘야 할 것 아니오?”

전남 보성군 득량면 도촌리 농민 ㅇ(59)씨는 24일 농협 미곡처리장에서 수매용 저울 때문에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27일 새벽 40㎏짜리 수매 벼 50포대를 싣고 득량농협미곡처리장(RPC)으로 갔다. 득량농협미곡처리장은 보성농협 등 보성군 소재 4개 농협이 출자한 보성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이 운영하는 미곡처리장 7곳 중 하나다. ㅇ씨는 미곡처리장에서 계근대로 나락 무게를 쟀더니 40㎏짜리 나락 7포대 정도 분량이 적게 나와 깜짝 놀랐다. ㅇ씨는 이의를 제기했지만 농협 직원은 ㅇ씨의 잘못이나 오해로 돌렸다. 농협 직원은 ㅇ씨가 집에 설치해 놓은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자체 측정한 장면이 남아 있다고 강력하게 항의하자 그제야 감량분을 인정해줬다.

사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ㅇ씨는 일주일 뒤인 11월3일 득량농협미곡처리장에 또다시 40㎏짜리 28포대를 수매하러 갔다. 그런데 계근대 측정 결과 ㅇ씨 집에서 쟀던 것과 달리 40㎏짜리 3개 정도 무게가 덜 나왔다. ㅇ씨는 농협 직원의 단순 실수가 아니라고 보고 “나락 수매를 중단시키라”고 요구했다. 농협 직원은 “나락이 바람에 날아간 것”이라고 우겨댔다. ㅇ씨는 “농협 수매 벼를 재보자”고 제안했다. 실제 무게보다 14~15% 정도가 감량돼 나왔다. 농협 쪽은 11월3일 밤 ㅇ씨에게 잘못을 시인했다. 이에 ㅇ씨 등 농민들은 “2014년 수매한 나락에 대해 무게를 다시 달아 정산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보성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은 2014년 10월27일부터 11월3일 8일 동안 80명한테 수매한 40㎏짜리 1만1342포대에 대해서만 10% 감량을 인정했다. 득량농협미곡처리장에서 10월12일부터 12월 초까지 수매한 나락 6만1000포대(31억원 상당)의 19%에 해당되는 물량이다. 보성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관계자는 “해당 농민들에게 1000여개 감량분에 대해 40㎏당 5만2000원씩 5300만여원을 현금으로 보상해줬다”고 말했다. 나머지 81%에 대해선 “쌓아둘 공간이 없다”는 이유로 다음달까지 재측정을 미루고 있다.

일각에선 농협 쪽에서 나락 저울을 고의로 속인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득량농협미곡처리장은 2014년 9월께 한국산업기술연구원에서 계근대 안전검사를 받았을 때도 이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득량에서 대규모 쌀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 ㄱ씨는 “예전부터 미곡처리장에서 저울을 속인다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미곡처리장에서 수매하지 않고 다른 판로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보성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업무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지근수 미곡처리장 장장은 “나락을 건조한 뒤 일정 물량 단위로 재는 계근대 안의 나사가 마모되면서 호퍼에 걸려 틈이 생기는 바람에 나락이 더 흘러내려간 것일 뿐, 고의 조작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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