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철 대전 한남대 도시부동산학과 2015학번.
“대학생이 되다니 꿈만 같습니다.”
대전 한남대 도시부동산학과의 2015학번 새내기 임원철(71)씨는 1945년 해방둥이다.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자 가운데 두 번째로 나이가 많았던 그는 수시전형으로 당당히 합격했다.
그의 대학 도전기는 2009년 큰딸이 보낸 전자우편을 열어 보면서 시작됐다. 아버지의 노후를 걱정하던 딸은 그에게 ‘제2의 인생’을 개척한 노인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배움이 부족해서 늘 아쉬움이 있었 거든요. 딸의 글을 읽고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인 대전 예지중·고교에 들어갔습니다.”
그가 받은 정규교육은 초등학교 졸업장이 전부였다. 어려서 한국전쟁을 맞아 폐허와 가난 속에서 진학은 꿈도 꾸지 못했다. 평생을 건축자재 생산업종에서 억척스럽게 일하며 가족을 보살폈다. 그는 아직도 수능을 보러 가던 그 새벽의 설레임을 잊지 못한다. 절대 하지 못할 것 같았던 일에 도전한다는 사실이 벅찬 감동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손자·손녀뻘 동기들과 함께 공부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즐겁다. “내 가슴은 청춘입니다. 대학을 졸업하면 전공을 살려 사회활동을 하고 싶어요.”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사진 한남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