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하얀 나비’의 가수 고 김정호(본명 조용호·1952~1985·사진)의 음악적 자산을 활용해 옛 도심 활성화에 나선다.
광주시와 대한가수협회 광주지회는 시비 8000만원을 들여 9월19~20일 광주수창초등학교에서 ‘하얀나비 김정호 거리 가요제’를 연다.
이번 가요제는 남도음악을 대중가요에 접맥해 한국적 포크음악을 추구하다가 요절했던 ‘천재 가객’ 김정호를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가 세상을 떠난 지 30돌이 되는 해에 고인의 고향 광주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김정호가 수창초등학교를 2학년 때까지 다녔던 점을 고려해 행사 장소도 잠정적으로 수창초등학교로 잡았다. 첫날(9월19일)에는 모창 가요제가 열리고, 이튿날(9월20일)엔 포크그룹 ‘4월과 5월’, 어니언스와 하남석·강승식씨 등이 고인의 노래를 부른다. 임인식(60) 대한가수협회 광주지회장은 “3월 말께 전문가들을 초청해 세미나를 열어 김정호의 음악세계를 조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김정호와 그의 음악이라는 문화 자산을 광주의 도심 재생에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시는 김정호가 살았던 북구 북동 북동성당 뒤편에 있는 생가 터부터 수창초등학교까지 이어지는 1.3㎞ 거리를 ‘김정호 특화 거리’로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북동 40번지는 김정호의 외할아버지이자 명창 박동실(1897~1969)이 살았던 집으로, 김정호도 소리꾼이었던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시는 대구시가 2011년 가수 고 김광석이 태어난 대구 방천시장 부근의 둑길 350m를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로 조성해 성공한 것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시와 북구는 국토교통부의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 공모에 ‘김정호 특화 거리 조성’ 계획안을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정호의 음악적 모태가 국악이라는 점을 고려해 ‘김정호 음악의 길’을 조성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김정호의 외조부 박동실은 담양 출신으로, 광주대 뒤편 속골에서 김채만(1865~1911) 명창한테서 소리를 배웠고, 담양 지실에서 제자들에게 소리를 가르쳤던 국악 명인이다. 김정호의 외삼촌인 박종선(74·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9호 아쟁산조 예능보유자)씨는 “내가 아쟁을 타고 있으면 좋다고 하던 것이 잊혀지지 않는다. 국악을 참 좋아했던 조카였다. 조카는 국악을 배우지 않았어도 집안에서 타고난 끼가 몸속에 있었다”고 말했다.
가수 김원중은 “그의 대표곡인 ‘하얀 나비’는 도·레·미·솔·라(궁·상·각·치·우)라는 국악 음계로만 작곡했을 정도로 그의 음악은 남도 판소리에 뿌리를 대고 있다. 그가 자라면서 들었던 국악의 음악적인 것을 살려서, 한국적 포크음악을 고민했던 음악인이라는 점이 중요하다”며 “담양 지실마을과 북동 생가를 연계해 김정호 음악의 길을 스토리텔링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