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구례 내서천댐 건설 계획에
전남도·시민단체 잇단 반대 표명
전남도·시민단체 잇단 반대 표명
지리산 피아골에 들어설 내서천댐을 두고 전남도와 시민단체가 잇따라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과 ‘지리산 사람들’은 9일 성명을 내고 지리산 피아골댐(내서천댐) 계획을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국토교통부와 수자원공사는 광양·여수·순천의 식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아골 4개 마을이 완전히 물에 잠기고, 물 끝은 연곡사 바로 아래까지 이르는 댐을 건설하려 한다”며 “정부 안에서조차 반대 의견이 있는 만큼 지역 민심을 흉흉하게 하지 말고 건설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식수 부족은 섬진강 본류에서 취수하면 되니 댐까지 지을 이유는 없다. 구례군민도 이 물을 먹고 있으니 강물이 더러워 피아골의 맑은 물을 먹겠다고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윤주옥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협동처장은 “피아골에 댐을 짓는 일은 피아골 주민도, 구례군민도, 지리산 피아골을 사랑하는 국민들도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지난 8일 내서천댐 예정지를 방문해 건설을 반대한다는 뜻을 수자원공사에 전달했다. 이 지사는 “댐을 건설하면 주변 환경을 훼손하고, 섬진강 유량 유지에 나쁜 영향을 주며, 하류의 염분 농도를 높일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댐을 건설하지 않으면서 섬진강의 유량을 늘리고 하류의 염분 농도를 낮출 방안을 수자원공사가 마련해 전남도와 협의해야 한다. 새 방안이 어느 지역에서도 수량 감소나 주민 불안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는 2012년 12월 댐 건설 장기계획(2012~2021)을 세우면서 섬진강 수계인 구례군 토지면 외곡리 지방하천 내서천에 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대로라면 3562억원을 들여 총저수량 2100t, 저수면적 0.7㎢ 규모의, 나주호 4분의 1만한 댐이 지리산 피아골에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 이후 전남도, 구례군, 환경단체 등이 반대하면서 추진되지 못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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